박은지 "언니도 7년이라는 그 모진 세월 참고 버텨봐서 안다"
MBC 측, 다음 주부터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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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 / 사진=SNS갈무리 |
고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며 MBC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MBC는 해당 의혹을 두고 입장문에 'MBC 흔들기' '세력 준동' 등 표현을 사용해 책임론이 더 불거졌습니다.
오늘(1일) 정치권과 방송계에 따르면 여권 인사들과 MBC 출신 방송인을 중심으로 오 씨 사망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이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고용노동부의 즉각적인 직권조사와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 침해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고인이 숨진 지 넉 달 동안 아무 조치도 없다가 유서가 발견돼 논란이 확산하자 (MBC가) 확인하겠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도 "MBC 뉴스에 나와 대중에게 날씨를 전해오던 동료가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부고도, 기사 한 줄도 없고 자체 진상조사도 하지 않았다는 게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고 꼬집었습니다.
MBC 기상캐스터로 근무했던 박은지 아나운서는 "언니도 7년이라는 그 모진 세월 참고 또 참고 버텨봐서 안다"며 "뿌리 깊은 직장 내 괴롭힘 문화 이제는 끝까지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누리꾼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공분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오 씨 SNS를 찾은 이들은 "모두가 외면했다" "가해자들을 처벌해야 한다" 등 댓글을 달았고 위로의 말을 전했습니다.
오 씨는 지난해 9월 사망했지만 3개월 뒤인 같은 해 12월에 비보가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이후 지난달 27일 한 언론 매체를 통해 오 씨의 유서에 적힌 사망 전 직장 동료 여러 명이 괴롭혔다는 내용이 보도되며 사건은 주목받았습니다.
한편 유족 측은 오 씨가 사망하기 전에 두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어제(3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오 씨는 지난해 9월 6일 첫 극단적 선택을 시도를 했고, 이후 한 번 더 시도했습니다.
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수차례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도 처방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오 씨와 함께 일했던 기상캐스터 동료들이 만든 카카오
한 기상캐스터는 오 씨를 향해 "완전 미친X다" "몸에서 냄새 난다" 등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C 측은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다음주 초부터 오 씨 관련 진상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선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sw99033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