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블랙박스에 충돌 전 4분이 기록되어 있지 않음에 따라, 조사 당국은 남은 단서를 모아 '퍼즐 맞추기'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조류충돌의 단서가 될 새 깃털 분석은 이르면 내일(14일) 나올 예정입니다.
또 현재 운항중인 사고기와 같은 기종 101대 가운데 절반 정도는 블랙박스에 보조배터리가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승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참사 당일 사고기는 긴급 조난 신호를 보내고 4분 뒤 로컬라이저 둔덕에 충돌했지만, 이 4분은 블랙박스에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2018년 이후 도입된 항공기만 블랙박스 보조배터리가 의무 장착돼, 사고기는 보조배터리가 없었던 탓입니다.
사고조사위원회는 결국 단서를 모아 원인을 추정하는 퍼즐 맞추기에 돌입했는데, 조종석 상부 패널과 엔진 두 개에 더해 랜딩기어까지 수거해 기체 분석을 이어갈 방침입니다.
▶ 인터뷰 : 이한경 /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 "조종실 음성기록장치, 비행기록장치를 비롯해서 관제 기록, 영상물, 부품 정밀 조사 등 다양한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사고 원인 규명에 철저를 기해 주길…."
한쪽 엔진에서 발견된 깃털 17개에 대한 분석도 이르면 내일(14일) 나올 예정입니다.
기러기류, 오리류, 가마우지 등이 무안공항 인근을 거쳐 가거나 서식하는데, 사고 당일 무안 하늘에서는 가창오리로 추정되는 거대한 새떼 무리가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성하철 / 전남대 생물학과 교수
- "얼마나 새의 몸무게가 많이 나가느냐, 동시에 얼마나 많은 개체 수들이 같이 움직이느냐에 의해서…."
원인 규명과 함께 국토부가 블랙박스 보조배터리 장착 여부도 전수 조사한 결과, 국내 운용 중인 같은 기종 101대 중 56대도 이 장치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추가 장착 의무화는 기종마다 구조가 다르기에 기술적으로 가능한지를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이승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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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이재형
그래픽 : 이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