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차려로 훈련병 사망케한 간부들…검찰 "형량 가벼워" 항소

검찰, '법리 오해' 사유로 항소

↑ 법원 들어서는 '얼차려 훈련병 사망' 중대장 / 사진 = 연합뉴스

훈련병을 숨지게 한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 간부들에게 1심에서 각각 징역 5년과 3년이 선고된 가운데, 검찰이 "형이 가볍다"며 항소했습니다.

오늘(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검은 중대장 강모(28·대위) 씨와 부중대장 남모(26·중위) 씨에게 적용된 학대치사 및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에 대한 1심 판결에 불복해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해 5월 23일, 강원 인제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6명을 대상으로 규정을 위반한 군기 훈련(일명 얼차려)을 실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박 훈련병이 실신하였으나, 이들은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음으로써 박 훈련병을 사망에 이르게 했습니다.

검찰은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경위와 경과 등을 수사한 결과 학대 행위로 볼 수 있는 위법한 군기 훈련으로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판단해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아닌 학대치사죄를 적용해 기소했습니다.

검찰은 강 대위와 남 중위에게 각각 징역 10년과 7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징역 5년과 3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라 학대치사죄의 형량(징역 3∼5년)을 참고해, 해당 범위 내에서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두 피고인의 범죄를 실체적 경합(별개의 범죄를 여러 번 저지른 경우)으로 판단했으나, 재판부는 상상적 경합(하나의 행위가 여러 범죄를 구성하는 경우)으로 봤습니다.

이 차이는 형량 산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실체적 경합이면 가장 무거운 죄 형량의 2분의 1을 가중할 수 있지만, 상상적 경합이면 가장 무거운 죄에 대해 정한 형으로 처벌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상상적 경합범을 적용하고 학대치사죄의 형량 범위(3∼5년) 내에서 판결을 내렸습니다.

검찰은 재판부가 피고인들을 상상적 경합범으로 판단한 부분에 대해 '법리 오해'를 추가 항소 사유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반면, 1심에서 일부 혐의는 무죄를 주장했던 피고인들도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는 점을 들어 항소장을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유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t590267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