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출입하는 정태진 기자와 뉴스추적에서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정 기자, 40여 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관저 앞에 모였는데 당 지도부도 이렇게 많이 갈 줄 몰랐다고요?
【 기자 】
네,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통화를 해봤는데, 본인도 놀랐다고 했습니다.
권 비대위원장은 MBN에 "이렇게 많이 갈 줄 몰랐다"며 "당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 질문 2 】
절반 가까운 의원들이 갔는데 당 공식 행보 아니라는 거네요.
그러면 왜 이렇게 많이 간 겁니까?
【 기자 】
관저 앞으로 나온 의원들에게 왜 나가게 됐느냐고 취재해보니깐요.
대통령의 체포를 막겠다는 적극적인 의원들이 다수였고, 헌법은 지켜야 하지 않겠냐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내란죄 철회 등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절차적 정당성 지적에 힘을 받기 시작한 건데, 계엄 선포 이후 부정여론에 숨죽이던 여당 의원들에게 방어 논리가 생긴 겁니다.
탄핵에 반대했다며 비판받던 여당 의원들은 "우려한 대로 절차상 하자가 많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 나경원 / 국민의힘 의원
- "불법적인 수사 권한에 따른 불법 영장 집행을 방치하는 것은 결국 대한민국의 법치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으로 법사위원인 장동혁 의원이 동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고, 여기에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지지층의 정서도 감안된 걸로 보입니다.
한 친윤 핵심 의원은 MBN과 통화에서 "대통령의 지지율 40% 복귀가 의원들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 질문 2-1 】
그런데 오늘 관저에 간 의원들을 보면 TK, PK 의원들이 다수입니다?
【 기자 】
실제로 영남권 의원들이 대부분 관저 앞에 모인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론에 반해도 4년 뒤 총선에서 당선될 수 있는 지역인 만큼, 일단 지지층 결집부터 하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됩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도 MBN에 "지역구 주민들의 거듭된 요청이 있었다"고 전해왔고요.
실제로 오늘 관저에 가지 않은 한 의원은 "왜 관저에 가지 않았느냐"는 항의 전화가 쇄도했다고도 밝혔습니다.
【 질문 3 】
아까 말씀하셨듯이 이런 상황 속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로 복귀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계엄 사태 전으로 돌아왔다고요?
【 기자 】
어제 발표된 한 여론조사를 보면요.
윤 대통령 지지율이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인 40%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대구·경북 47%, 부산·울산·경남 44%로 보수 텃밭으로 꼽히는 지역에서의 지지율이 높았습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반감, 그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달리 강성 핵심 지지층이 결집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또 다른 여론조사에선 여당 지지율이 34.4%로 계엄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 질문 4 】
그런데 대통령 지지율이 40%라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예상보다 꽤 높잖아요? 이 조사, 신뢰할 만한 겁니까?
【 기자 】
네, 그래서 이 여론조사 질문들을 하나하나 뜯어봤습니다.
질문 3번에서 5번을 보면 '현직 대통령 강제 연행', '부정선거 의혹 제기' 등이 질문에 담겨 있습니다.
실제로 한 여론조사 업계 출신 관계자는 MBN에 "질문 3~5번 세팅에서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며 "이 질문에 동의하는 강성 지지자들만 여조 결과에 집계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이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 응답자들은 전화를 끊어버리고, 이 경우 결과에 집계되지 않아 질문의 편향성이 있다는 겁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여론조사를 국민 여론으로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지지율이 올랐다는 부분은 기쁜 일이지만, 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 클로징 】
정태진 기자 수고했습니다.
[정태진 기자 jtj@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