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애도 기간에 '경품 추첨' 자축 행사…애경그룹, 유족에 사죄

↑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의 고준 대표가 오늘(4일) 오후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들 앞에 서서 사과하고 있다.

제주항공 모기업인 애경그룹의 한 계열사가 국가애도기간에 연말 행사를 강행한 것과 관련해 애경그룹 임원들이 오늘(4일)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유족에게 사죄했습니다.

고준 AK홀딩스 대표이사는 오늘 무안공항 대합실 2층에서 유족들에게 "종무식이 열린 호텔은 외부 기관을 통해 위탁운영 중이나 관리책임은 분명 저희에게, 특히 제게 있다"며 "그 안에서 이뤄진 경품행사 등 모든 보도 내용은 사실"이라고 시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참담한 심정으로 사과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모든 책임은 애경그룹 경영을 관리하는 제가 잘못한 것이고 이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고 대표이사는 추후 이런 일이 재발할 경우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지겠다고도 했습니다.

유족들은 고 대표이사의 사과를 묵묵히 지켜보고는 이내 자리를 떠났고, 항의하거나 목소리를 높이는 유족은 없었습니다.

앞서 MBN은 애경그룹의 한 계열사가 참사 이틀 뒤인 지난달 31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에 있는 4성급 호텔에서 종무식을 여는 과정에서 경품 뽑기, 떡케이크 커팅 등을 하며 웃거나 환호하는 모습을 단독보도했습니다.

해당 종무식에 참석한 한 참석자는 "(제주항공이 모기업인) 애경그룹 계열사 전체가 추모와 애도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자축 행사를 한 게 말이 되는가"라면서 "이번 참사와 관련 없는 회사도 행사를 열지 않는데 당사자인 애경그룹에서 웃고 박수치니 눈살이 찌푸려졌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연장현 기자 / tallye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