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사고 여객기가 1차착륙에 실패하고 복항을 시도한 직후 기체가 통제 불능에 빠진 것으로 유추되는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관제탑에서는 5천 피트까지 고도를 높이라고 지시했지만 사고 여객기는 항로를 벗어나 북서쪽으로 날아올랐고, 고도도 충분히 올리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조종사가 메이데이 직후 기체 이상을 언급했다는 내용까지 확인됐는데, 이승훈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는 조류충돌, 버드스트라이크 직후 메이데이를 선언했습니다.
정상적인 착륙이 어렵다고 판단되자 기장은 착륙을 포기하고 복항을 시도했습니다.
이때 기체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정상적인 복항을 위해서는 고도 5천 피트까지 올라가야 하는데, 기체는 거의 수평으로 낮게 날아올랐습니다.
엔진 추진력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방향도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관제탑에서는 01 방향으로 접근한 사고기가 그대로 정북향으로 올라가라고 지시했지만, 기체는 북서쪽으로 올라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긴박한 상황 속 북동쪽으로 5분 거리에 있는 광주공항으로 착륙지를 변경하는 것도 검토했지만, 사고기가 관제탑 레이더에서 사라지면서 이 또한 무산됐습니다.
최초 01방향 활주로의 정상적인 재접근이 어려워지자 조종사와 관제사는 19방향 활주로 착륙으로 협의했습니다.
고도 5천 피트 상승과 항로 방향 모두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은 사고기에 큰 문제가 생겼다는 뜻입니다.
MBN 취재 결과, 사고기의 기장은 메이데이 선언 직후 기체 이상을 관제탑에 신고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국토부는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 인터뷰 : 주종완 /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
- "(기체 결함 관련해) 아직 저희한테 특별한 경과가 나온 것은 아직 없습니다.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전남청 사고조사본부는 "수사를 통해 사실 관계를 명백하게 밝히겠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MBN뉴스 이승훈입니다.
[lee.seunghoon@mbn.co.kr]
영상취재 : 김영호 기자
영상편집 : 유수진
그래픽 : 박경희, 이새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