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이 2m 높이의 거대한 콘크리트 둔덕은 누가 처음 만들었을까 의문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도, 공항 운영자인 한국공항공사도, 또 방위각 시설 개량 공사에 참여한 업체도 잘 모른다는 답변만 내놓고 있습니다.
오늘 기자가 직접 이 설계 업체를 찾아갔습니다.
고정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1차 착륙에 실패하고 복항을 시도한 제주항공 여객기가 동체착륙으로 활주로를 쏜살같이 미끄러져 갑니다.
그러나 활주로 밖에 있던 2m 높이의 콘크리트 둔덕과 부딪히며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이 둔덕이 없었다면, 대다수가 생존하는 기적이 일어났을지도 모른다고 보는 전문가 의견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둔덕의 설치 경위 등을 알기 위해 2023년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 즉 방위각 시설 개량 사업을 담당했던 설계 업체를 찾아가 물었습니다.
▶ 인터뷰 : 설계 업체 관계자
- "저희는 위에(로컬라이저 부분) 설계한 거라서 사실, 둔덕 위를 설계한 거거든요…저희는 애초에 설계도면 받을 때부터 있었던 거라. 그렇게만 말씀드리겠습니다."
▶ 인터뷰 : 설계 업체 관계자
- "(설계도면은)저희는 발주처에서 받으니까요. 공항공사에서 받은 거에 대해서 저희는 설계를 하는 거라서."
공사를 발주한 한국공항공사에도 문의했습니다.
공사 측은 콘크리트를 30cm 정도 더 보강을 했으면 좋겠다는 용역 결과에 따라 공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설계업체는 로컬라이저 부분만 설계했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고, 한국공항공사는 다 지어진 무안공항의 유지·보수를 맡아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공항 설계 당시부터 콘크리트 둔덕이 설치된 경위에 대해 파악 중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주종완 /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
- "그런 과정이라든지 그런 어떤 상황에 대해서는 저희가 지금 상황을 좀 파악하고 있습니다."
2007년 무안공항 개항 당시부터 2m 콘크리트 둔덕이 있었지만, 국토부와 공항관리 운영주체인 공항공사, 그리고 개량 사업을 맡았던 업체 모두 이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고정수입니다.
영상취재 : 김영호 기자·정상우 VJ
영상편집 : 양성훈
그래픽 : 전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