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대 미국 대통령을 역임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별세했습니다.
↑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 사진 = AP |
카터재단은 현지시각 29일 성명을 통해 카터 전 대통령이 이날 자택에서 가족들이 있는 가운데 100세 나이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습니다.
암 투병 등 여러 가지 건강 문제를 겪은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가정에서 호스피스 완화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62년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경쟁자가 부정선거로 낙마해 극적으로 의원직을 거머쥐면서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이어 조지아주 지사를 거쳐 1976년 대선에서 단기간에 인지도를 높이며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고, 현직인 공화당 소속 제럴드 포드 당시 대통령을 누르며 대통령이 됐습니다.
재임 기간 대표적 치적으로는 '캠프데이비드 협정'으로 불리는 중동 평화 협상 중재 성공이 꼽힙니다.
다만, 1970년대 경기 침체에도 물가가 오르고 실업률이 올라가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잡지 못했다는 비판에 시달렸고, 인권을 앞세운 도덕주의 외교 정책도 발목을 잡았습니다.
퇴임 후에는 카터 센터를 바탕으로 평화·민주주의 증진과 인권 신장, 질병 퇴치를 위한 활동에 나서면서 '가장 위대한 미 전직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한반도와도 인연이 깊은 대표적인 미국 대통령으로 꼽힙니다.
박정희 군사정권 하의 한국 인권 상황을 문제 삼아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를
퇴임 후인 1994년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탈퇴를 선언한 '1차 북핵 위기' 때 직접 평양으로 날아가 김일성 주석과 담판, 북미 협상의 물꼬를 트는 등 평화의 사절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