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그리던 '엄마와의 무대' 25년간 일본에서 열심히 한 것에 대한 보답으로 엄마가 저와 함께 무대에 서주셨습니다, 눈물 나게 감사합니다"
지난 8일과 9일 일본 도쿄의 심장부 신쥬쿠 힐튼 도쿄 호텔 4층 연회장에서 열린 '정재은-이미자 디너쇼'는 한편의 감동 드라마였습니다.
정재은 25주년을 기념하는 디너쇼에는 지금의 정재은을 있게 해 준 작사, 작곡가들은 물론 일본 하토야마유키오 전 총리, 일본 인기 엔카가수 고다이나츠코 등 동료 가수들도 함께했지만 무엇보다 이미자와의 무대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미자, 정재은 두 모녀가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올해로 데뷔 25주년을 맞이한 정재은과 올해로 데뷔 65주년을 맞은 이미자 두 모녀의 꿈이 일본 도쿄에서 이루어진 겁니다.
히트곡 '도쿄 트와일라이트'로 시작한 1부는 공연 중반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는 관객들을 향해 정재은이 "조금 있으면 그분이 나오시니까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저도 25주년을 맞이해서 아직 남은 노래가 있어요"라고 하며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이어 "그토록 갈망했던 어머니와의 공연이 25년 만의 기적이라면, 이제부터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대 서막"이라며 1부 마지막 곡으로 하마케이스케 작곡의 '어텀 인 도쿄'로 1부 순서를 마쳤습니다.
마지막 곡을 마친 정재은은 긴 호흡을 가다듬더니 떨리고 긴장된 목소리로 "오늘 제 기분은 기나긴 추운 겨울 그토록 기다렸던 눈부시고 따뜻한 봄날 한 가운데 서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저는 지금 이 순간을 위해서 살아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삶을 환하게 비춰 주신 나의 대선배님 이자 우리 엄마 이미자 씨를 무대로 모시겠습니다"라는 소개 멘트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가 등장했고 객석은 환호와 박수갈채,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무대에 오른 이미자는 "무슨 말로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정말 떨리는 무대이고 가슴 설레는 순간입니다. 지난 25년 동안 일본에서 고생하면서 지금의 무대가 있기까지 여러분의 사랑과 은혜가 없었다면 이루어질 수 없기에 오늘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라며 딸 정재은과 함께 무대에 오른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미자는 '동백 아가씨' '여자의 일생' '내 삶에 이유 있음을'을 열창해. 한일 양국 관객들로부터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또 자신이 평소 존경하고 사랑하는 '일본의 레전드' 미소라 히바리의 명곡 みだれ?(흐트러진 머리), 悲しい酒(슬픈 술)를 일본어로 열창, 일본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공연이 막바지로 향해 가면서 정재은과 이미자는 패티김의 '이별'을 듀엣으로
관객들도 함께 손을 잡고, 두 모녀의 열창에 호응하면서, 엔딩 곡 '사랑해 당신을'까지 함께 부르면서 '2024년 감동의 크리스마스 디너쇼'를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MBN 문화부 이상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