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에서 아사드 정권 몰락 축하하는 시리아인들 / 사진=연합뉴스 |
오늘(8일)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해외로 도피하며 54년간의 독재와 13년간의 내전이 동시에 막을 내렸습니다. 이에 시민들은 거리에 나와 독재 정권의 몰락과 내전 종료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시리아 알아사드 가문은 국제사회에서 최악의 독재자 집안으로 꼽혀 왔습니다. 1970년 아버지 하페즈가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다음 아들 바샤르가 이어받아 54년 동안 통치했습니다. 또 2011년 반군과 정부군 사이에 내전이 발생해 약 13년 동안 이어진 바 있습니다.
수년간 반군이 통치해 온 북서부 지역은 아사드 정권의 몰락에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 동시에 그동안 아사드 정권의 탄압에 희생당한 이들에 대한 애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간 아사드 정권의 본거지였다가 간밤에 통제권을 반군에 내준 수도 다마스쿠스에서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일부 지지자들이 광장에 나와 막 진입한 반군을 환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반군이 점령한 이들리브주를 비롯해 시리아 북서부 지역 주민들은 이날 들려온 반군의 다마스쿠스 진입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지역 기자 아흐메드 알마실마니는 알아사드 대통령이 해외로 도피했다는 소식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발코니로 뛰쳐나가 소리를 질렀다고 했습니다.
내전에서 남편을 잃었다는 다른 주민 에만 와드도 NYT에 눈물을 참는 목소리로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거듭 말하며 감격에 젖었습니다. 다마스쿠스 출신으로 내전 발발 이후 북서부로 피란을 왔다는 그는 "우리의 자유가 돌아왔다"면서 "13년간의 지배, 13년간의 피란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환희에 젖음과 동시에 모두들 아사드 정권 탄압으로 목숨을 잃거나 수감돼 연락이 끊긴 이들을 떠올리며 슬퍼하는 분위기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시민들은 반군이 탈환한 지역에서 석방한 아사드 정권의 죄수들 명단을 살피며 자신들의 가족과 친구의 이름을 찾았습니다.
6년 전 홈스에서 이곳으로 피란 왔다는 알마실마니는 아사드 정권에 의해 수감된 친구들이 있다
한편 BBC에 따르면 혹시 모를 혼란에 불안에 떠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실제 가게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고 주민들은 몸을 사리고 있었습니다. 일부 지역에는 약탈이 벌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무장한 남성들이 경비를 서기도 했습니다.
[지선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sw99033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