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여파로, 대학가뿐 아니라 중·고등학교에서도 '남녀공학'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남고, 여고 등 단성 학교에서 전환하는 경우가 내년에만 30곳 이상인데요.
교직원들은 새로운 학생 지도 준비에 한창이고, 아이들은 '걱정 반, 기대 반'입니다.
안병수 기자입니다.
【 기자 】
개교 94주년을 맞은 동대부여고, 편한 차림으로 교내 방송을 준비하는 아이들입니다.
내년부터는 '동대부가람고'라는 이름의 남녀공학이 됩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남학생들을 위해 운동장에 인조 잔디가 깔릴 예정인데, 학교의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는 게 관계자 설명입니다.
▶ 인터뷰 : 민보경 / 동대부여고 교장
- "지금 단성학교로, 여학교로 가기는 어렵거든요. 학급 수가 계속 감축되니까요. 여고로서의 전통도 중요하지만 일단 학교가 존재해야지 전통도 있는 거잖아요."
내년에만 단성 학교 32곳이 남녀공학으로 바뀔 예정입니다.
올해 학령인구는 710만 명인데, 2060년에는 370만 명으로 급감할 걸로 예측됩니다.
어쩔 수 없는 흐름에, 학생들은 담담한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 인터뷰 : 이주아 / 동대부여고 총학생회장
- "처음에는 좀 반대도 있었고, 당황스러워하는 기색도 있었는데. (지금은) 다들 잘 받아들이고. 제가 남동생이 있어서 남학생들이 크게 불편하다고 느끼진 않을 것 같고요…."
교사들도 낯선 환경에 놓입니다.
남녀 간 교제 문제 등이 새롭게 등장해 생활 지도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차용우 / 서울외고 교사 (남녀공학 전환 학교 연수 강사)
- "남녀 학생들 간의, 이성 간에 생길 수 있는 교제라든지. 그런 생활 교육 사안들…. (시간이 지나면) 기존 학교들하고 별반 다를 바 없이 운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국 교육청이 학교당 수 억 원 대의 남녀공학 전환 지원 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추억이 될 단성 학교는 계속 늘어날 전망입니다.
MBN뉴스 안병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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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
그래픽 : 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