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여주인의 술잔에 마약을 탄 남성이 경찰에 제대로 된 조사도 받지 않다가 스토킹 범죄까지 이르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겁에 질린 피해 여성은 수차례 수사를 요청했지만 경찰이 늑장만 부린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추석 당일, 경상남도 사천의 한 주점.
60대 남성과 함께 술을 마시던 여주인은 갑자기 정신이 혼미해졌습니다.
▶ 인터뷰 : 피해자
- "눈동자가 새까만 게 동공이 너무 확장돼 있는 거예요.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것이지…."
남성은 달아났고, 여성의 요구에 따라 진행된 마약 간이검사에서 필로폰이 검출됐습니다.
주점에 있던 두 사람의 술잔에서도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습니다.
겁에 질린 피해자가 수사 진행 상황을 물어도, 돌아오는 대답은 "기다려라."였습니다.
두 달 동안 가게 문을 닫았다 다시 장사를 시작했지만, 걱정했던 일이 터졌습니다.
지난 6일 밤, 용의자 남성이 술에 취한 채 다시 가게를 찾아왔습니다.
▶ 인터뷰 : 피해자
- "너한테 뭐 잘못했느냐면서 따지고 하니까 무서워서 바로 와치를 눌렀죠. 너무 무서웠어요."
경찰은 이 일이 터진 뒤에서야 스토킹 혐의를 추가해 이 남성을 피의자로 전환했습니다.
12일 후 남성은 경찰에 자진 출석했고, 마약 검사를 받았습니다.
피해 여성은 경찰 수사를 믿을 수가 없습니다.
▶ 인터뷰 : 피해자
- "나 같은 피해자가 얼마나 더 생겨야 수사가 이뤄질 건가? 심지어 내가 죽어야만 그 사람을 구속할 건가? 그런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경찰은 DNA 검사 등 혐의 입증 과정에서 시간이 걸린 것이라며, 피의자에 대해 마약 소지와 사용 스토킹 혐의로 조금 전 구속 영장을 신청했습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