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참한 사도광산 추도식…참배 논란 '이쿠아나' 낭독 그대로

일본 측 인사만 참석한 '반쪽' 행사에 그쳐

↑ 메이지시대 이후 건설된 사도광산 갱도 / 사진=연합뉴스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인이 강제노역한 일본 나가타현 사도광산에서 오늘(24일) 열린 추도식에 한국이 불참해 반쪽짜리 행사에 그쳤습니다.

애초에 한국 유족, 정부 관계자 등이 해당 추도식에 참석해 한일 공동 행사였지만, 한국 정부는 전날 전격 불참 결정을 내렸습니다. 일본 측 대표로 오는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차관급)이 과거 야스쿠니신사 참배 이력 등이 논란이 됐기 때문입니다.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실행위원회는 오후 1시 사도섬 서쪽에 있는 사도시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자국 인사만 참석한 가운데 '사도광산 추도식'을 개최했습니다.

하나즈미 히데요 니가타현 지사, 와타나베 류고 사도시 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단체 관계자가 참석했고 참배 논란을 빚은 이쿠이나 정무관도 그대로 참석했습니다.

반쪽 추도식에서 낭독도 맡은 이쿠이나 정무관은 지난 2022년 8월 15일 참의원(상원) 초선 의원일 당시 일본 패전일에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그가 일본 정부 대표를 맡은 것은 한국 유족들을 모욕하는 부적절한 처사라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일제 침략을 미화하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인물이 일제 강제노역으로 고통받은 조선인 노동자를 추모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측에서는 애초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과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 등 외교부 관계자가 참석할 예정이었습니다.

한국 유족 9명은 이미 일본에 도착한 상황이라 박 대사와 함께 사도섬에서 별도 자체 추도식을 열고 사도광산 노동자 관련 시설도 시찰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추도식은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사도광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때 일본이 매년 열기로 한국에 약속한 조치로 이번이 첫 행사였습니다.

추도식이 조선인 노동자를 기린다는 취지에 맞게 진행될 수 있겠느냐는 우려는 한일 협의 과정에서부터 지속해서 제기됐습니다. 또 한국 유족의 추도식 참석 비용을 한국 정부에서 부담하기로 한 것도 일본 측의 성의 부족으로 지적됐습니다.

역사 연구자인 다케우치 야스토 씨에 따르면 사도광산에 동원된 조선인 수는 1,500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선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sw99033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