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사도광산에서 강제 노역한 노동자를 기리는 추도식이 오는 24일 일본에서 열립니다.
이르면 7~8월쯤 개최될 것으로 전망됐었지만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등 일본 내 어수선한 정치 상황에 더해 '감사'라는 표현을 반영할 것인지 등 추도식 명칭 관련 이견 등으로 미뤄졌다가 이제야 열리게 됐습니다.
↑ 메이지시대 이후 건설된 사도광산 갱도 |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실행위원회는 '사도광산 추도식'이 오는 24일 사도섬 서쪽에 있는 사도시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개최된다고 오늘(20일)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열리는 추도식은 일본이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재 신청을 할 때 약속했던 사안 중 하나입니다.
앞서 일본은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재하겠다고 신청했고, 지난 7월 열린 제 46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통과됐습니다.
세계 유산 등재는 전원 동의 방식으로 결정되는데, 이해 당사국인 한국 정부는 현장에 조선인 노동자 관련 전시물을 설치하고, 매년 추도식을 열기로 하는 등 일본의 약속을 믿고 찬성했습니다.
이후 추도식은 이르면 7~8월쯤 개최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한일 양국이 행사 명칭과 참석자 등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일본 정부가 추도식 명칭에 '감사'라는 표현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한국 정부는 강제동원 피해자인 한국인 노동자에 '감사'를 표하는 것은 강제성을 희석하는 취지로 읽힐 수 있어 반대했습니다.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와 중의원 선거 등으로 일본 내 정치 상황이 어수선했다는 점도 추도식이 미뤄지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입니다.
결국 오는 24일 추도식이 열리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강제동원 피해자 유가족과 정부 관계자가 참석하기로 했으며, 일본 측에서는 실행위원회 관계자,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민간 단체와 중앙정부 관계자가 추도식에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한국은 차관급 고위직인 정무관 이상 인사가 추도식에 참석하길 희망해왔지만 아직 일본 중앙정부에서 어떤 인물이 참석할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일본 정부 관계자도 참석한 가운데 한국인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를 대상으로 추모의 뜻을 표하기로 했다"며 일본 정부 관계자의 참석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아직 일본 중앙정부에서 누가 참석할지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 한일이 각각 낭독하기로 한 추도사에 대한 내용 협의가 아직도 안되고 있다는 점, 강제동원 피해자 유가족의 숙소와 항공편 등을 전
외교부 당국자는 "진정성 있는 추도식이 되도록 계속 (일본에) 요청해왔다"며 "추도식에서 유족분들께서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지실 수 있도록 행사 내부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