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한 미중 간 긴밀한 외교의 시대는 끝났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내년 미국에서 출범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추진해 온 한미동맹을 계속 그대로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 / 사진=연합뉴스 |
캠벨 부장관은 현지시각 18일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제9차 한미 전략포럼에서 "그간 미국이 초당적인 의지로 인도태평양에 병력을 전진 배치하고 지역에 적극적으로 관여해 왔다"며 "미국의 군사적 관여의 중심에는 일본, 한국 양국과의 바위처럼 단단한 동맹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최근 일본, 한국 양국과 엄청 너그럽고 친절한 주둔국 지원 합의(extraordinarily generous and gracious host nation support arrangements)를 체결해 미국의 전진 배치와 관여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발신했다"면서 "나는 새 행정부가 그것(방위비 합의)의 지혜를 온전히 알아보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한미 양국이 지난달 타결한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의 재협상과 한국의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입니다.
캠벨 부장관은 "정권 전환기는 도전적인 시기"라면서 "새 트럼프 행정부에 참여하게 될 주요 인사들이 인도태평양의 의미와 중요성을 이해하는 참모들이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국의 전력을 상당히 줄이거나 인도태평양에 대한 우리의 근본적인 약속의 성격을 바꾸려는 어떤 시도가 이 시점에서 이뤄진다면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에 반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는 아시아를 안정시키고자 한다면 "미국, 일본, 한국이 정치적, 전략적으로 더 완전히 일치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해야 한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한미일 3자 협력 강화가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또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트럼프 2기 행정부 국무부 장관에 지명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대화하고 있다는 걸 언급하면서 "대체로 초당적 지지를 받아온 (바이든 행정부)전략의 어떤 요소를 계속 유지하고 투자해야 할 가치가 있는지 (트럼프 행정부에) 설명하는 것을 우선순위 명단 맨 위에 놓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세계 정책에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 요소들이 있다"며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측을 조기에 접촉해 한미동맹이 미국에 도움 된다는 점을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난 윤석열 대통령과 그의 팀이 조기에 트럼프 측에 한미 협력 관계에 대해, 그리고 왜 한국이 그렇게 충실한 미국의 우방이고, 미국과 한국이 서로에 의지할 수 있는지 주장할 것을 매우 권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 / 사진=연합뉴스 |
캠벨 부장관은 북한과 외교 재개 전망에 대해 "현재 환경에서 북한이 미국과 다시 대화하고 싶어 하게끔 할 게 무엇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트럼프 당선인과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간 어떤 종류의 정상급 접촉의 재개 가능성에 대해 많이 들어왔지만, 이전(트럼프 1기)에도 (대북) 외교의 기저에는 북한과 한반도의 비핵화를 계속 추진한다는 구상이 깔려 있었다. 난 김정은이 앞으로 그런 조건을 받아들일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과 중국 간 대화에서 북러 협력이 중국에 "갈수록 불편한" 주제가 되고 있다면서 "중국은 러시아의 부추김 때문에 북한이 중국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이나 군사적 전개를 고려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아직 중국이 북러 협력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보지 못했으며 중국이 북러 협력을 불안해하면서도 북한과 교착 상태에 대한 책임은 미국에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과거 북핵 6자 회담 당시에는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해 진지하고 세부적으로 대화할 수 있었다고 회고하면서 "북한 상황에 대한 미중 간 긴밀한 외교의 시대는 이제 정말 끝났다"고 평가했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