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질환 예방 도움된다는 연구 결과도…"한두 잔 꾸준히 섭취하는 게 좋아"
최근 우유 섭취가 여성 심장질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 / 사진=연합뉴스 자료 |
지난 11일 스웨덴 웁살라대학교 의학자들이 발표한 학술지 '바이오메드 센트럴 의학'(BMC Medicine)에 따르면 매일 300mL 이상의 비발효 우유를 섭취하는 여성에게 허혈성 심장질환(IHD)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IHD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통로와 같은 역할을 하는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좁아져 심장 근육이 망가지는 질환을 통칭하는데, 심근경색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비발효 우유 섭취에 따른 ACE2 단백질의 증가와 FGF21 단백질 감소 현상이 심장질환과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반면, 남성의 경우 비발효 우유 섭취와 IHD, MI 위험 증가의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연구자들은 평균 연령 54세인 스웨덴 여성 5만 9,989명과 평균 연령 60세인 스웨덴 남성 4만 777명을 대상으로 1987년부터 2021년까지 발효유 또는 비발효유 섭취와 IHD·MI 발생 간 관계를 조사했는데, 연구 기간 동안 총 1만 7,896건의 IHD와 1만 714건의 MI가 발생했습니다.
웁살라대학 의과대학 칼 미하엘손 교수는 "하루 300mL 이상 우유 섭취를 하는 여성은 심혈관 질환, 특히 심근경색 발생률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남성은 그렇지 않았다"며 "이 위험 증가는 지방 함량과 관계없이 나타났다. 비발효 우유를 적당히 발효된 우유로 바꾸면 질환 발생의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해외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우유 섭취 여부를 두고 혼란을 느끼는 소비자가 많아졌는데, 이에 국내 전문가들은 문화와 식습관이 전혀 다른 해외 연구자료는 국내 상황과 맞지 않기 때문에 특정 식품을 질병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실제 우유 부작용을 우려하는 연구들 대부분은 미국과 유럽 등지 등 서구권 국가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구권 국가는 1인당 1일 우유 섭취량이 한국의 7~10배 이상인 데다 평균 우유 섭취량 외에도 버터, 치즈 등 기타 유제품, 동물성 식품의 섭취량이 높은 특징이 있기 때문에 한국인의 식습관을 반영하지 못한 연구는 국내 적용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오히려 40대 이후 우유를 주 3회 이상 마시면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국내 결과도 있습니다.
공주대 연구팀은 2012~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0세부터 64세까지의 4,113명을 대상으로 우유·두유 섭취와 심혈관 질환의 연관성을 분석했는데, 주 3회 이상 우유를 섭취한 그룹의 심혈관 질환 위험도가 5.9%로 가장 낮았습니다. 이는 두유를 섭취한 그룹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우유를 섭취하는 피실험자들은 동맥경화를 예방하여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우유나 두유를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높았습니다.
연구팀은 "두유만 섭취하는 40대 이상 성인은 우유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형미 동덕여자대학교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