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새벽 제주 해상에서 침몰한 135금성호 실종자 수색 작업이 선체와 연결된 길이 1,200m의 그물 등 주변 장애물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 금성호 침몰사고 수중 수색. / 사진=연합뉴스 |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해군 및 민간구난업체와 조만간 회의를 열어 민간 심해잠수사 투입 시점을 조율한다고 오늘(12일) 밝혔습니다.
해경에 따르면 현재 해군 수중무인탐사기(ROV)를 활용한 수중 수색이 선체 주변 장애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바닷속에 가라앉은 금성호 선체와 연결된 길이 1,200m, 폭 100m에 달하는 방대한 그물에 수중무인탐사기와 모함을 잇는 케이블이 꼬여 장비를 회수하는 일이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성호 같은 대형 선망 어선은 그물망을 던져 고등어 등을 가두는 방식으로 조업하는데, 선망 어선에서 쓰는 그물 길이는 1.2∼1.4㎞에 달합니다.
금성호의 경우 선체와 연결된 그물 외에도 주변에 폐그물 등 다른 장애물도 많아 수중무인탐사기가 이동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야도 최대 50㎝ 이내로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런 이유로 해군은 지난 11일의 경우 4차례에 걸쳐 수중무인탐사기를 활용한 수중 수색을 벌일 계획이었지만, 2회밖에 실시하지 못했습니다.
해경과 해군은 수중 수색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계획을 변경해 수중무인탐사기를 활용한 수색을 멈추고, 심해잠수사를 투입할지를 조만간 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심해잠수사는 수중무인탐사기보다 해저에서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짧지만, 상대적으로 시야가 넓고 직접 맨눈으로 보고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 수중무인탐사기보다 수색에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 해군 수중음파탐지기로 촬영한 금성호. / 사진=연합뉴스 |
선사 측이 계약한 민간구난업체는 전날 해경이 제공한 해저 영상을 바탕으로 금성호 선체에 진입하려면 그물 제거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물은 해저면 90m에 가라앉은 선체에서부터 해수면 35m 아래까지 길게 뻗어있는 상태인데, 특히 해수면 가까이에 있는 그물은 넓게 퍼져 있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업체는 해수면에서 가까운 그물부터 잘라나가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으며 바지선을 앵커로 고정하고 그물을 제거하는 데까지 최소 일주일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물 제거 작업은 민간 심해잠수사 9명이 2인 1조로 팀을 이뤄 진행할 계획입니다.
민간 심해잠수사는 호흡용 공기통을 메고는 최대 60m까지 잠수할 수 있으며, 한 번 바닷속에 들어가면 잠수와 상승시간을 제외하고 20∼30분간 작업이 가능하다고 해경은 설명했습니다.
실종자 수색 때는 호흡용 공기통을 이용한 스쿠버 잠수 대신 바지선에서 잠수사 헬멧과 연결된 호스를 통해 압축 공기를 공급하는 표면 공급식 잠수가 이뤄집니다. 표면 공급식 잠수로는 최대 100m까지 잠수할 수 있습니다.
민간 심해잠수사는 그물을 제거하면서 혹시 그물에 빠져있을지도 모르는 실종자 수색도 병행합니다.
다만, 조류가 1노트 이상 되면 작업이 어려워 기상 상황이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앞서 부산 선적 129t급 대형 선망 어선 금성호는 지난 8일 오전 4시 31분쯤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배가 기울고 있다는 신고 후 완전히 침몰했습니다.
이 사고로 승선원 27명(한국인 16명, 인도네시아인 11명) 가운데 15명은 인근 선박에 구조됐고 이 중 한국인 2명이 숨졌습니다.
나머
이로써 사망자는 4명으로 늘고 실종자는 10명(한국인 8명, 인도네시아인 2명)이 됐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