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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붙어야 구조하는데 자꾸만…" 제주 어선 침몰 당시

기사입력 2024-11-08 10:45 l 최종수정 2024-11-08 10:57

제주 해상 실종 선원 수색하는 해경 / 사진=연합뉴스
↑ 제주 해상 실종 선원 수색하는 해경 / 사진=연합뉴스

오늘(8일) 새벽 제주 해상에서 고등어를 잡던 어선 ‘135금성호’가 전복됐습니다. 이 사고로 승선원 27명 중 12명이 실종돼 구조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60대 선원 A 씨는 전복 당시 상황과 경위에 대해 “새벽에 그리 심하지는 않았는데 바다가 꼴랑꼴랑 했다”며 “운반선(117금성호)에 어획물 1차 하역을 끝내고 다른 운반선이 들어오기 전에 그물을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배가 넘어갔다”고 말했습니다.

그물을 끌어 올리는 순간 그물에 남아 있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그물이 있던 오른쪽으로 선박이 기울어지며 뒤집혔다는 설명입니다.

A 씨는 “처음엔 서서히 기울어지더니 어느 지점에 다다르자 순식간에 넘어갔다. 복원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이라며 “배가 완전히 뒤집혀 배 밑이 하늘로 올라가 버리니 선원 전원이 모두 물에 빠졌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외국인 선원 두 명은 뒤집힌 배로 올라가 한 명씩 끌어 올렸습니다.

A 씨는 “10여 명이 구조됐는데 두 명은 물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얼마 안 됐는데 심정지가 왔다”며 “물을 너무 많이 먹었다. 정말 몇 초 사이에,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다”고 떠올렸습니다.

망망대해로 떠밀려 가는 동료 선원을 기억하며 괴로운 듯 말끝을 흐리기도 했습니다.

A 씨는 “망망대해에서 장비도 없고 맨몸으로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며 “조류에, 파도에 (선원들이) 자꾸 멀어졌다. 배 쪽으로 좀 붙어야 구조할 건데 자꾸만 자꾸만…”이라고 했습니다.

승선원 중 인근 선박에 의해 구조된 이들이 한림항으로 이송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승선원 중 인근 선박에 의해 구조된 이들이 한림항으로 이송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날 오전 4시 30분쯤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4㎞ 해상에서 부산 선적 129t급 선망 어선 금성호가 침몰 중이라

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승선원은 출입항관리시스템상 27명(한국인 16, 외국인 11)으로, 현재 15명은 인근 선박에 구조돼 제주 한림항으로 들어왔습니다. 이들 중 2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졌습니다.

나머지 12명(한국인 10, 외국인 2)은 실종 상태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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