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도로에서 전기 자전거를 탄 30대 남성이 술에 취한 운전자가 몬 차량에 치여 숨졌습니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집에서 잠을 자다 체포됐는데, 집 안에 있던 빈 맥주병까지 들어 보이면서 이른바 '김호중식 술 타기'를 주장했지만 이것마저도 또 거짓말이었습니다.
윤길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새벽 시간, 한적한 도로 위로 SUV 차량이 빠르게 지나갑니다.
바닥에 불꽃이 일어나는데, 차량이 지나간 자리엔 부서진 전기 자전거가 나뒹굽니다.
경기 성남시의 한 편도 5차로 도로를 달리던 SUV가 전기 자전거를 탄 30대 남성을 들이받았습니다.
▶ 스탠딩 : 윤길환 / 기자
- "사고 당시 이곳 5차로엔 여러 대의 버스가 불법 주차해 피해자는 버스 옆 도로를 달리고 있었는데요. 피해자를 들이받은 차량 운전자는 아무런 조치 없이 자리를 떠났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밤에는 (사고 난 도로에) 대부분 막 (차를) 대는 분들 많죠. 거의 다 뭐. 사실 불법 주정차이긴 한데…."
자전거 운전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경찰은 사고 3시간 만에 사고 현장에서 800미터 정도 떨어진 오피스텔에서 20대 차량 운전자를 붙잡았습니다.
체포 당시 잠을 자고 있던 피의자는 경찰에게 빈 술병을 보여주면서 "집에 와서 맥주를 마셨다"며 이른바 '김호중 술 타기'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피의자는 사고 전 주점 두 곳에서 이미 술을 마셨고, 집에 있던 빈 맥주병으로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의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습니다.
집에선 차 안에서 빼낸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도주치사와 음주운전 혐의로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윤길환입니다.
영상취재 : 김재민 VJ
영상편집 :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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