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4일)은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되어주는 점자의 날입니다.
길바닥에 깔려있는 올록볼록한 노란색 점자블록이 도입된 지 20년이 넘었는데요. 관리는 엉망이어서 제구실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박혜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시각장애인 홍서준 씨는 8년째 지하철을 이용해 직장까지 도보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직장으로 가는 점자블록이 3년 간의 민원 끝에 설치돼 겨우 불편함을 덜었지만, 점심 식사나 산책하러 공원에 가는 길은 막막합니다.
▶ 인터뷰 : 홍서준 / 시각장애인
- "거의 없다시피 하네요. 이게 파손된 데죠? 점자블록이 맞는 것 같긴 한데…."
기준에 맞지 않는 규격과 재질 때문에 분간이 어렵고, 도중에 끊겨 자전거 도로로 들어서기 일쑤입니다.
▶ 인터뷰 : 홍서준 / 시각장애인
- "점자블록 위를 안전하게 따라가다가 킥보드하고 충돌해서…. 실제로 넘어지기도 했고 그것 때문에 몇 주 고생을 했습니다."
서울 용산구 일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자전거 뒷바퀴에 점자블록이 가로막혀 있고, 지하철 개찰구로 들어가는 길목도 카펫에 가려져 있습니다.
횡단보도와 쓰레기 배출 구역이 겹쳐, 낮부터 쌓인 쓰레기로 저녁에는 점자블록을 아예 찾아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 스탠딩 : 박혜빈 / 기자
- "버스정류장을 가기 위해 건너야만 하는 도로입니다. 횡단보도 앞에도 점자블록이 없고, 음향신호기 버튼 위치를 알려주는 점자블록도 없습니다."
지난해 전국 7천여 개의 점자블록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제대로 설치된 곳은 4%에 불과했습니다.
77%가 잘못 설치돼 있었고, 아예 설치되어 있지 않은 곳도 19%에 달했습니다.
점자블록 이용을 방해하면 과태료를 내는 법안이 지난 9월부터 시행됐지만, 단속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전지혜 /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구도심 건물, 도로, 환경 이런 데까지는 없는 경우들이 더 많이 있는 거예요. 거점 공간을 지정해서 모니터링을 하고 개선 작업을…."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어주는 점자블록, 좀 더 세밀한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박혜빈입니다.
[park.hyebin@mbn.co.kr]
영상취재: 김태형 기자
영상편집: 이유진
그래픽: 고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