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성 교수 "'졸리다'는 댓글 달려 신선…여태 졸음 참느라 고생한 것 아닌지 반성도"
↑ 학교 마스코트 '눈송이' 인형을 쓰다듬는 숙명여대 화공생명공학부 권우성 교수 / 사진=유튜브 채널 캡처 |
"저번 영상 댓글에 '숙면여대생이다' 이런 게 있던데, 이번 영상은 졸지 말고 잘 시청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재생' 버튼을 누르자 숙명여대 화공생명공학부 권우성 교수가 마이크에 입을 가까이 댄 채 나지막이 말했습니다.
그가 학교 마스코트 '눈송이' 인형을 쓰다듬으며 듣기 편한 소리(팅글)와 함께 초미세 나노소재 '양자점'(퀀텀닷)을 설명하는 이 ASMR(자율감각쾌락반응) 영상은 석 달 만에 조회수 34만 회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숙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교수·동문 인터뷰 영상 조회수가 1천∼5천 회 수준인 것에 비교하면 폭발적인 수치입니다.
↑ 팅글 소리 내는 숙명여대 화공생명공학부 권우성 교수 / 사진=유튜브 채널 캡처 |
숙대 재학생 영상 제작팀 '숙튜디오' 학생들은 작년부터 '교수님 ASMR' 영상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창단 멤버 이지연(24) 씨는 "수능을 치른 뒤 불면증에 시달렸는데, 수업만 들으면 잠이 잘 온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잘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정유진(21) 씨는 "교수님들이 자기가 속삭이는 목소리를 들으면서 프롬프터도 봐야 하는데 민망해하시는 듯 해 실제 촬영도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유튜브 댓글과 교내외 뜨거운 반응은 큰 힘이 됐습니다.
노연주(20)씨는 "'숙명여대가 아니라 숙면여대', '교수님이 팅글에 재능이 있다'는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영상의 주인공 권 교수는 연합뉴스
권 교수는 "여태 수업을 재미있게 잘한 게 아니라, 학생들이 졸음을 참느라 고생한 게 아닐까 반성도 했다"며 웃었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