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건물에 불이 나면 사다리차는 물론이고 엘리베이터도 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50층이든 100층이든 결국 소방관들이 계단으로 올라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계단 오르기 대회가 부산에서 열렸습니다.
박상호 기자가 방화복을 입고 소방관과 똑같은 장비를 멘 채 100층을 같이 올라봤습니다.
【 기자 】
높이 411m,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높은 부산 엘시티 건물로 소방관들이 일제히 뛰어들어갑니다.
방화복과 안전모, 산소통까지 화재진압 장비를 모두 갖췄습니다.
목표 지점은 지상 100층, 계단이 무려 2,372개에 달합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기본 안전장비만 착용해도 20kg이 넘습니다. 저도 소방관들을 따라 직접 올라가 보겠습니다."
마치 6살 난 아이를 업은 것처럼 시작부터 장비가 어깨를 짓누릅니다.
소방관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한 번에 두 계단씩 오릅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48층 피난 안전구역을 지납니다. 아직 절반도 채 오르지 않았는데, 방화복 속은 이미 땀범벅이 됐고, 숨이 차서 말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혀도 난간을 붙잡아가며 정신력으로 버텨냅니다.
- "파이팅! 파이팅!"
마침내 다다른 결승점.
가장 빨리 올라온 소방관의 기록은 20분 25초로 취재진보다 2배 가까이 빨랐습니다.
▶ 인터뷰 : 임건엽 / 서울 중랑소방서(1등)
- "평소에 자전거를 타면서 체력 관리를 했고, 그게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 인터뷰 : 김기범 / 경남 함양소방서(56세 최고령)
- "50층에서 60층 넘어갈 때 체력의 한계를 느꼈지만 완주하자는 목표로…."
역대 최다인 952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도 사람의 목숨을 구한다는 사명감에 모든 소방관이 결승점을 끝까지 통과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hachi@mbn.co.kr]
영상취재 : 안동균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