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업계, 지속가능항공유 2곳 등 대기업·공기업 편향 선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1일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초대형 사업인 CCU 메가프로젝트 부지 선정 공모 최종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이번 선정 결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과기부는 지난해 12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술 고도화 전략을 발표하고 CCU 기술 투자를 늘리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이번 CCU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했습니다. 지난 6월 19일부터 한 달 간 27개 컨소시엄에 대한 현장조사와 함께 선정평가위원회를 거쳐 최종 5개 부지를 선정했습니다.
선정 부지는 전남 여수(정유화학 공정), 충남 서산(석유화학 공정), 강원 강릉·삼척(시멘트), 경북 포항(철강), 충남 보령(발전)입니다.
↑ CCU 메가프로젝트 실증부지로 선정된 여수산단 전경 / 사진=여수시 제공 |
이에 대해 CCU 메가 프로젝트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한 기업이 선정 과정과 내용에 몇가지 의문점을 제시했습니다.
첫재, 과기부는 애초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술의 전 주기 밸류 체인을 구성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는데, 탄소 네거티브 지속가능항공유를 선정한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통상 'SAF(sustainable aviation fuels)'로 불리는 지속가능항공유는 바이오매스 등 청정 연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이번에 선정된 방식은 발전소에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수전해로 만든 수소를 활용하기 때문에 네거티브형 지속가능항공유로 불립니다.
지속가능항공유의 목적은 석유 기반의 항공유를 대체할 연료로 탄소 저감이 목표인데, 수전해로 만든 수소를 활용하는 방식은 오히려 탄소가 발생할 수 있어 탄소 저감의 목적 달성에 의문이 든다는 설명입니다.
둘째, 9,000억 원 예산을 투입해 CCU 기술을 실증하려 했다면 다양성 측면도 고려되어야 했지만, 지속가능항공유를 생산하는 프로젝트가 2개나 포함됐다는 겁니다. 배출원의 성격은 다르지만 둘 다 배출원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항공유의 다양한 방식에도 부합하지 않습니다.
지속가능항공유는 폐식용유나 바이오에탄올,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 공기 중 이산화탄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합성 등을 통해 생산할 수 있습니다.
셋째, 실증부지 선정 공고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활용량을 기준으로 연간 4,000톤 이상을 기준으로 제시했지만, 발표한 자료에는 사용량이 아닌 배출량을 기준을 바꿔 발표했습니다. 아직 초기 단계인 공기 중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로는 연간 4,000톤을 기준으로 제시한 건 배출 사업장에 한해 공모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업계 관계자는 말합니다.
결국 공모 사업 자체가 발전 공기업 또는 대기업에 유리하게 맞춰져 있다는 해석입니다.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녹색성장을 통한 수익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기후테크 벤처·스타트업을 본격 육성하겠다고 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기후테크 벤처·스타트업은 탄소중립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개발하는 혁신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R&D(연구개발), 규제개선 등 성장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기업 관계자는 "국제에너지기구에서 오는 2070년 전 세계 총 이산화탄소 감축량의 15% 수준을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술이 담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각 국이 관련 기술에 직접 투자와 정책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과 공기업 일색으로 특정 분야에만 집중된 선정 결과는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정치훈 기자 pressjeong@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