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동복지시설에서 10대 남성이 함께 생활하던 또래 여학생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가해자가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인데다 아직 시설 밖으로 분리조치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한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에 있는 한 아동복지시설입니다.
지난 17일 아동 간 성범죄가 발생했다는 시설 관계자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조사 결과 10대 A 군은 지난 8월부터 두 달 동안 같은 생활관에 머물던 또래 여학생을 상대로 자고 있을 때 신체를 만지거나 휴대전화로 촬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A 군은 현행법상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이었습니다.
▶ 인터뷰(☎) : 시설 관계자
-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말았어야 되는데, 굉장히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있고요."
A 군은 시설 밖으로 분리되는 게 원칙이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현재 시설 내 다른 건물로만 옮겨졌습니다.
복지시설 측은 출입구가 달라 동선이 겹치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피해자의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A 군과 같은 촉법소년들의 범죄가 작년에만 2만 건에 육박하는 등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영미 / 변호사
- "처음 범죄 발각이 됐을 때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본인의 잘못을 깨닫고 멈추는 경우가 상당히 있어서…."
지난 21대 국회에서 처벌을 강화하자며 촉법소년 연령 상한을 만 12~13세로 낮추는 법안들이 속속 발의됐지만 모두 폐기됐습니다.
MBN뉴스 이한나입니다.
[lee.hanna@mbn.co.kr]
영상취재: 김민호 기자
영상편집: 이동민
그래픽: 주재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