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차별하는 용어라며 의료계가 폐지한 병명이, 다름아닌 의사협회 회장으로부터 나왔습니다.
지금은 조현병으로 순화한 '정신분열증'인데요.
대통령실 인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기 위해 이 환자에 빗댄 건데, 의료계 내부는 물론 환자들도 선을 크게 넘었다는 반응입니다.
안병수 기자입니다.
【 기자 】
의정 갈등 국면에서 정부와 국회, 사법부를 향한 도 넘은 발언으로 수차례 물의를 빚었던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
이번에는 환자 비하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임 회장은 자신의 SNS에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의 실명을 거론하며 "정신분열증 환자"라고 거칠게 비난했습니다.
의대 증원에도 "분반 등으로 대비하면 교육이 가능하다"는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의 언론 보도 발언을 비판하며, 발언자가 장 수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문제는 정신분열증이 환자 차별과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2011년 의료계가 폐지한 용어라는 겁니다.
임 회장은 뒤늦게 글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지만, 비판 여론은 의료계 안팎에서 뜨겁습니다.
한 정신과 전문의는 MBN 통화에서 "임 회장은 사회적으로 공인에 가깝다"며 "환자들에게 모욕적인 표현은 주의했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모욕을 당한 당사자인 환자들에게도 공분을 샀습니다.
▶ 인터뷰(☎) : 신석철 / 정신장애인연합회 상임대표
- "정신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다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회장직을 내려놔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앞서 임 회장은 의료사고 유죄 판결을 내린 판사에 "제정신이냐"고 비난했고, 정·관계 인사들을 향해서도 막말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의료계 전체 이미지를 깎는다는 내부 비판에도 직면해 있습니다.
의사협회 측은 이번 사태에 "부적절한 표현이었다"고 전해왔지만, 임 회장을 둘러싼 리더십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MBN뉴스 안병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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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김미현
그래픽 : 유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