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부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지난 3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는데, 주가 역시 올 들어 처음 5만 원대로 다시 떨어졌습니다.
지난해까진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 직장'이었는데, 올해는 순위가 3위로 내려갔다고 하죠.
왜 이렇게 된 걸까요? 한범수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삼성전자 주가가 올 들어 처음으로 5만 원대로 떨어졌습니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9조 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는데, 그 여파가 이어진 겁니다.
이런 위기는 '가장 돈 되는 사업'에서 부진하며 촉발됐습니다.
삼성전자는 크게 가전과 반도체로 나눠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반도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로부터 최첨단 AI 반도체인 HBM 공급을 확정받지 못하면서 SK하이닉스에 독점을 내주는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에 쓰이는 범용 반도체 위탁 생산에서 대만 TSMC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 인터뷰(☎) : 이종환 /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
- "(반도체 공정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인데, 여러 분야를 다 하다 보니까 각각의 분야에서 계속 2등으로밖에 유지가 안 되는…."
삼성전자 노조와 업계 관계자들은 사업 침체가 수년 전 예고됐다고 말합니다.
"경영진이 AI 시대에 적극 대처하지 못했고,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투자 적기를 놓쳐 인재와 기술 모두 경쟁사에 빼앗겼다"는 설명입니다.
인도와 남미 등 세계 곳곳의 삼성전자 사업장에선 10%가량 인원 감축이 이어지고 있고, 미국 포브스는 지난해 세계 최고 직장으로 꼽은 삼성전자 순위를 3위로 낮췄습니다.
삼성전자는 통상적인 인원 감축, 사업 효율성 제고라고 밝혔지만, 시장의 의심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전영현 부회장은 최근 위기를 경영진 책임으로 돌리며, '송구하다, 재도약의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는데 현실이 될지 주목됩니다.
한범수 기자 [han.beomsoo@mbn.co.kr]
영상편집 : 이동민
그래픽 : 유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