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북러, 신형 자주포·방사포 합작…'공장 수입' 배경은?

【 앵커멘트 】
MBN이 확인한 북한과 러시아의 긴밀한 군사 협력 움직임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러시아가 비싼 비용 때문에 생산하지 못하던 자주포를 북한의 도움으로 만들어 실전에까지 투입했고요.
방사포로 불리는 신형 다연장로켓까지 현재 성능을 평가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어서 권용범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자주포가 포신의 끝이 봉쇄된 채 철길 위에 서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생산된 러시아군 신형 자주포로 추정되는 사진입니다.

최대 사거리 70㎞로 포탄 70발을 분당 10발 발사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가 북한에서 차체 생산 라인을 받아서 조립한 것으로 보입니다.

자주포가 조립된 장소는 러시아 최대 중공업 도시 예카테린부르크의 우랄트란스마쉬 공장이 유력합니다.

'합동'이라는 명칭이 부여된 이 신형 자주포는 북한과 러시아가 합작한 첫 자주포로 전장에서 현재 운용 중입니다.

앞서 러시아는 2002년부터 이 자주포 개발을 시작했지만, 고가의 개발 비용 등으로 생산에 착수하지 못했습니다.

러시아는 또, 북한의 공장을 들여와 신형 다연장로켓 '광복'을 지난 2월부터 생산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구경 220㎜와 300㎜ 두 종류인데, 25발이 한 묶음으로 총 50발을 발사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는 비용과 생산 속도 등 강점이 많은 북한 다연장로켓을 지형에 맞게 설계해 성능을 시험하고 있고, 일부는 이미 실전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을 바탕으로 향후 북러 양국 간 군사적 협력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MBN뉴스 권용범입니다.

【 앵커멘트 】
이번 이슈 단독 취재한 국방부 출입, 정치부 권용범 기자 나와 있습니다.


【 질문 1 】
권 기자, 일단 이 사진들을 어떻게 입수하게 된 건지 궁금한데요?


【 기자 】
리포트에서 보신 사진들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협력 정황을 입증하는 중요한 단서라고 할 수 있는데요.

북한 내부와 러시아 사정에 정통하고 우리 정보 당국 등과도 긴밀하게 협조 중인 취재원 등으로부터 자료들을 확보했습니다.


【 질문 2-1 】
본격적으로 들어가 볼까요.
핵심은 북한이 조립식 군수공장을 러시아에 제공했다는 건데 조립식 군수공장이 정확하게 뭔가요?


【 기자 】
우리말로 표현하면 모듈식 군수공장, 이렇게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모듈식 건축이라고 해서 요즘 이렇게 집도 많이 짓는데요.

각 모듈을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 모듈을 조립해 완성하는 방식입니다.


【 질문 2-2 】
공장을 이렇게 짓는 이유가 뭔가요?


【 기자 】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요.

북한 주요 생산 공정은 대부분 지하 갱도에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벙커버스터'처럼 지하에 있는 적의 핵심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현대적 무기들이 발달하고 있잖아요.

타격을 받아도 다른 지역에 신속하게 이동해 생산을 재개할 수 있는 게 이 공장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질문 3-1 】
군사력이 한 수 위인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공장까지 수입한다, 의외네요?


【 기자 】
장기화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결정적 요인일 겁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쓰는 하루 평균 포탄이 3만 발에서 5만 발 정도라고 하는데요.

러시아가 군수공장을 전부 가동해도 필요한 양을 채우기 한계가 있어 북한에 도움을 청한 걸로 보입니다.

저희가 접촉한 소식통은 북한 포탄이 기본적으로 품질이 낮고 불발탄도 많아서 알려진 것과는 달리 러시아가 포탄 수입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소련 때부터 자국 포탄 사용 원칙을 고집한 러시아가 공장을 통째로 들고 오는 걸 더 선호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봤습니다.

▶ 인터뷰(☎) :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 "(우크라이나 전쟁이) 무제한적 소모전 성격을 띠면서 러시아는 군수 보급에 애를 먹고 있고요. 다양한 형태의 군수 보급 기지로서 북한을 활용하려는 전략을…."


【 질문 3-2 】
공장을 가져다주는 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위반에 해당하나요?


【 기자 】
정확히 단정을 짓기는 어렵습니다.

대북제재의 골자는 북한에 대한 무기 거래와 군사 기술 지원을 전면 금지하는 거죠.

만약 러시아가 북한으로 공장을 수출하면 위반이지만, 북한 공장이 러시아로 나가는 건 위반이 아닐 수 있다는 건데요.

다만,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지원하는 걸 국제사회가 대북제재 위반으로 판단하고 있는 만큼, 북한이 공장을 수출하는 것 역시 위반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정치부 권용범 기자였습니다.

[dragontiger@mbn.co.kr]

영상편집 : 오광환·이주호
그래픽 : 박경희·이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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