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6일 오후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이 열리는 요르단으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한국시간 오늘(10일) 밤 11시 요르단 암만에서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차전이 열립니다.
지난 7월 홍명보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한국은 지난 달 치른 3차 예선 1·2차전에서 1승 1무(승점 4)를 기록했는데요. 경기 결과와 별개로 축구계에서는 감독 선임 논란으로 문체부 감사가 진행되는 만큼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국제축구연맹 FIFA가 대한축구협회에 지나친 외부 간섭을 받을 경우 제재가 내려질 수 있다는 취지의 경고성 공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공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를 놓고 국회 문체위 현안 질의와 문체부 감사를 언급하며 보낸 공문이라, 제3자가 정부나 의회를 뜻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고,
↑ 사진=네이버 뉴스 캡처 |
누리꾼들은 “명백한 내정간섭이다. 비리가 있는 축협을 옹호하는 피파는 내용도 모르고 간섭하는 것 온당치 않다” “피파가 왜 참견인가. 웃기다. 우리나라에 간섭하지 마라”라고 반발했습니다.
이어 “부패와 부조리가 보이는 조직이라면, 정부의 지원을 받는 그 어떤 조직과 단체도 감사와 보고를 하게끔 되어 있다. 어긋난 톱니바퀴를 제대로 돌아가게 하겠다는데 피파에서 건드리지 말라는 건 부패해도 내버려두라는 건가? 선 넘었다” “FIFA가 (경고문) 보낸다고 그만둔다면 불법을 용인하는 것인데 도리어 FIFA가 정신 차려야 한다고 본다” “이 기회에 월드컵 출전 못 하더라도 물갈이해야 한다. 썩어 문드러진 축구협회를 새롭게 만들어야만 대한민국 축구 발전할 수 있다”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 국제축구연맹 FIFA / 사진=AFP 연합뉴스 |
그렇다면 FIFA는 경고성 공문을 보낼 권한은 있는 걸까요.
FIFA 정관 제14조, 제19조는 각각 “협회는 외부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협회의 결정이 외부의 부당한 영향이나 압력에 좌우되지 않아야 한다” “정치적, 법적, 외부 단체의 간섭 없이 스포츠 행정을 독립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해당 의무를 위반할 시 회원 협회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겨있습니다.
↑ 대한축구협회 감독 선임 관련 감사결과 브리핑 / 사진=연합뉴스 |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측은 “FIFA 나름의 권한은 있다고 본다”면서도 “정부가 하고 있는 것들이 FIFA가 우려할 만큼의 행위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내법이나 축구협회 기본적인 내부 규정을 지켰는지의 문제”라며 “의례적인 행위”라고 덧붙였습니다.
FIFA가 명시한 ‘제3자의 개입’에 대해서도 “정부가 주장하는 부분은 기본적으로 절차적 정당성”이라며 “감독, 회장 선임 절차 과정에서의 협회 룰 이행 여부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나 의회 등 외부) 간섭의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축구계에선 나오고 있습니다.
신문선 해설위원은 “국가대표 감독을 선임하거나,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는 과정에서 한 국가의 행정적 프로세스가 있다. 국가의 예산과 지원이 들어가지 않았나”라며 “현재 행정적 조치나, 정치적인 액션이 없었기 때문에 협회의 독립성을 침해한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앞 / 사진=연합뉴스 |
또 FIFA의 경고로 한국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출전이 어려워질 가능성 있을까요.
신 해설위원은 “전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그는 “축구협회의 정관을 개정하게 되면 대한체육회의 승인을 받고, 이후 문체부의 승인을 받는다”며 “지금은 승인받은 정관을 위배하고 부적절한 행정을 했기에 오히려 FIFA에서 거꾸로 문제제기를 하면 소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 또한 지난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체부 국정 감사에서 “FIFA가 해외 사례와 같은 제재를 할 가능성이 있냐”는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없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다만 역대 사례가 있습니다. 지난 2014년 나이지리아는 당시 월드컵에서 부진한 성적으로 연맹 임원이 정부에 의해 해고되자 출전 금지됐습니다.
이듬해 FIFA는 쿠웨이트 정부가 자국 체육단체 행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하자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 및 2019 아시안컵 예선의 쿠웨이트 축구대표팀 잔여 경기를 몰수패 처리했습니다.
프랑스는 202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조 최하위 성적에 그치자 당시 감독과 축구협회장을 청문회에 불러 대표팀 분열과 참패에 대해 해명하도록 했고,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는데요.
이를 놓고 FIFA의 압박이 들어왔지만, 당시 프랑스는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고, 별다른 징계는 없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