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 한복판에서 일본인 관광객을 상대로 이른바 '짝퉁 명품 가방'이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비밀 매장까지 차려놓기도 했는데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암시장, 엄벌이 필요해 보입니다.
박혜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매달 35만 명의 외국인이 찾는 서울 명동 거리입니다.
한 남성이 일본인 관광객에게 자신이 멘 가방을 들어 보이며 은근슬쩍 말을 겁니다.
(현장음)
- "안녕하세요. 한국의 짝퉁! '슈퍼 카피'!"
MBN 취재진이 관광객을 가장해 호객꾼을 따라 지하에 있는 가방 가게로 가봤습니다.
단속을 피하려는 듯 잠금장치까지 설치돼 있는데 비밀번호를 누른 뒤에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내부에는 주로 20~30대 일본인 여성들이 선호하는 에르메스, 디올 등 명품 가방이 가득한데 모두 짝퉁입니다.
▶ 인터뷰 : 가방 가게 상인
- "정품을 직접 사서 만들어요. 그러니까 정품이랑 다른 게 없어요. 소재도 같아요."
가방 가격은 30만 원에서 150만 원까지 다양하고, 가격을 깎아주겠다며 유혹합니다.
▶ 인터뷰 : 가방 가게 상인
- "제가 아주 싸게 해 드리면 25만 원 정도로 해 드릴게요. 엔으로 사셔도 좋고 원으로 사셔도 아주 좋아요."
손님이 가방을 구매하면 수익금의 30% 정도가 호객꾼들에게 돌아가는데, 호객부터 모조품 판매 행위까지 모두 다 불법입니다.
이처럼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짝퉁 거래가 판을 치고 있지만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예산이 뒷받침 되지 않아 고질적인 인력난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이동훈 / 특허청 상표특별사법경찰과 수사기획팀장
- "효과적으로 단속하려면 일일이 증거를 수집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는 기획 수사가 필요한데, 28명이 전국을 담당하다 보니 어려움이…."
짝퉁 판매가 국가 이미지와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박혜빈입니다.
[park.hyebin@mbn.co.kr]
영상취재: 김현석 기자, 안지훈 기자, 이성민 기자
영상편집: 오혜진
그래픽: 양문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