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전이 양쪽 모두 감당할 수 없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사모펀드 사인 MBK파트너스가 지분 공개매수 가격을 고려아연과 같은 주당 83만 원으로 다시 높였습니다.
고려아연이 어떻게 재반격할지 주목됩니다.
한범수 기자입니다.
【 기자 】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에 나선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75만 원에서 83만 원으로 올렸습니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자사주를 사들이겠다며 제시한 가격과 동일합니다.
MBK 연합에 지분을 팔면 22% 양도세를 내면 되지만, 고려아연에 넘기면 일반적으론 15.4%의 배당세를 내고 일부 구간에서만 이를 초과할 수 있어 주주들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됩니다.
양쪽의 고려아연 경영권 쟁탈전이 본격화된 건 지난달 13일,
선제공격에 나선 MBK·영풍 연합은 주당 66만 원 공개매수를 제시했고, 이후 75만 원을 불렀습니다.
고려아연은 83만 원을 부르며 맞섰습니다.
양쪽이 '쩐의 전쟁'을 벌이는 사이, 55만 6천 원이었던 주가는 77만 6천 원까지 크게 뛰었습니다.
MBK파트너스 같은 사모펀드 사가 인위적인 개입으로 촉발된 주가 급등에 시장 질서가 교란되고 개미 투자자가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옵니다.
▶ 인터뷰(☎) : 김대종 /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 "경영권 확보에 너무 많은 돈을 지출하면, 정작 경영권을 얻고 나서 큰 후유증을 앓을 수 있습니다.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에 MBK는 "지배구조를 바로 세워 기업 가치를 회복시키겠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고려아연이 조만간 1조 5천억 원 현금 여유를 바탕으로 공개매수가를 더 높일 수 있어 경영권 분쟁 2차전에 돌입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MBN 뉴스 한범수입니다. [han.beomsoo@mbn.co.kr]
영상편집 : 김민지
그래픽 : 양문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