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전시 ‘다니엘 아샴: 서울3024’…Fictional Archaeology 상상의 고고학

Fictional Archaeology 상상의 고고학

작가 다니엘 아샴은 조각, 회화, 건축, 영화 등 장르를 넘나들며 작업하는 시각 예술가다. 그의 작품 역시 시간성, 역사성, 공간성의 경계를 초월한다. 이번 전시는 1,000년 후 미래인 3024년의 서울을 소환했다. 과거, 현재, 미래가 혼재된 전시는 시간을 초월하는 묘한 이질적 경험을 선사한다.

↑ Installation views of the exhibition ‘Daniel Arsham: SEOUL 3024’ LOTTE Museum of Art Seoul(사진 Jeon Byung-cheol). Courtesy of LOTTE Museum of Art Seoul

다니엘 아샴은 미국 출생으로, 현재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초기 작품은 광활한 자연과 인공 건축의 공존, 허리케인의 트라우마 같은 경험에 기반한다. 2010년 남태평양 이스터 섬을 방문한 그는 발굴 현장에서 작업하는 고고학자와 불가사의한 유물에 영감을 받아 ‘상상의 고고학Fictional Archaeology’이라는 독창적 개념을 만들었다.
그는 수동 카메라, 전화기, 카세트 플레이어 등 일상 속 물건들을 석고, 화산재, 광물 등의 소재로 주조하고 인위적으로 부식시켜 마치 미래에서 발견된 듯한 ‘가상의 유물’로서 제시한다. 또 그는 과거, 현재, 미래가 혼재된 시간성과 개념을 순수 예술 장르에만 국한되지 않고 건축,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선보여왔다.
이번 한국 전시에는 현대 문명과 유적 발굴을 재해석한 작품 250여 점이 출품된다. 서울의 천 년 후 미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SF 장르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총 9개 섹션은 작가의 세계관 속 공존하는 여러 시대와 시간, 문화, 장르를 혼용하는 작품세계다. 고대 조각상 ‘밀로의 비너스’부터 시대를 대변하는 대중문화 아이콘 ‘포켓몬’, 유물 발굴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발굴현장’을 통해 작가의 20여 년간 점철된 세계관을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 Installation views of the exhibition ‘Daniel Arsham: SEOUL 3024’ LOTTE Museum of Art Seoul(사진 Jeon Byung-cheol). Courtesy of LOTTE Museum of Art Seoul

전시에서는 특히 천년 후 서울을 주제로 한 대형 회화 2점이 최초 공개된다. 북한산을 배경으로 한 ‘3024년 북한산에서 발견된 헬멧을 쓴 아테나 여신(Athena Helmeted Found in Bukhansan)’과 ‘3024년 북한산에서 발견된 신격화된 로마 조각상(Rome Deified Found in Bukhansan 3024)’이다.
관람객들은 허구와 현실이 뒤엉킨 이질적 공간에서 다양한 시간성을 상상하고, 시간을 초월한 세계에서 자신이 서 있는 현실을 새롭게 인식하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Info
장소: 롯데뮤지엄
기간: ~2024년 10월 13일
시간: 오전 10:30~오후 7:00

[글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롯데뮤지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49호(24.10.08)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