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다방 셰이크 먹고 복통"…알고보니 비닐봉지 갈아 넣었다

치료비 청구하자 점주 연락 안 돼
식약처·언론 제보에 빽다방 측 "다시 한 번 죄송…위생교육 재시행"

최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운영하는 카페 브랜드인 빽다방에서 음료를 사 먹었다가 안에서 비닐봉지를 발견했다는 사연이 알려졌습니다.

고객의 피해에도 불구하고 빽다방은 치료비 보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가 고객의 반발을 샀습니다.

↑ 빽다방 음료 속 비닐 조각들. / 사진=연합뉴스

오늘(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북 익산에 사는 A씨는 지난 7일 낮 주말을 맞아 16살 딸, 12살 아들을 데리고 군산 쪽으로 놀러 가면서 빽다방에서 쿠키크런치빽스치노 등 3잔의 음료를 주문해 마셨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초콜릿 쿠키를 갈아 넣어 만든 쿠기크런치빽스치노를 80%가량 먹었을 때 음료에서 까칠하고 잘 안 씹히는 이물질을 발견했습니다.

A씨는 차를 돌려 빽다방으로 가서 점주에게 남은 음료와 아이들이 뱉어낸 이물질을 보여주었습니다. 확인 결과 이물질은 음료에 들어가는 초콜릿 쿠키의 비닐봉지였습니다. 점포 직원의 실수로 과자 봉지가 믹서기 뚜껑에 달라붙어 있었는데, 다른 재료들과 함께 갈린 것이었습니다.

음료 속 비닐 조각은 맨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정도로 많았습니다. 점주는 A씨에게 몸에 이상이 있으면 병원 치료를 받고 영수증을 주면 보험으로 처리해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A씨의 딸과 아들은 8일부터 배에 가스가 차고 9일엔 미열과 복통까지 생겨 아동병원에 입원했습니다. 하지만 병실이 부족해 아이 한명은 사흘 간 특실에 입원해 병원비가 100만원 가량 나오게 됐습니다.

↑ 비닐 조각이 들어간 음료 먹은 후 복통. /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이때부터 불거졌습니다. 점주가 병원 특실 입원비는 보험처리가 안 된다며 지원이 어려움을 알렸고 A씨와 연락도 잘 안됐다고 합니다.

빽다방 본사 담당자도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의 뜻을 표시했지만, 보상 방안에 대해서는 명확히 언급하지 않고 사건을 무마하는 데 급급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A씨는 화가 나서 익산시 위생과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하고 언론에도 제보했습니다. 그는 "백종원 대표를 믿고 찾은 카페였고 문제가 생긴 후 치료를 받으라고 해서 병원에 갔다. 보상금도 필요 없고 치료비만 내주면 됐는데 빽다방 점주와 본사의 대처가 너무 무책임하고 고객을 무시하는 듯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익산시는 즉시 현장 조사에 나서 매장의 주방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돌려보고 점주와 직원의 실수로 음료에 비닐이 갈려 들어갔음을 확인받았습니다. 해당 점포는 시정명령의 행정처분이 내려질 예정입니다.

빽다방은 사태가 악화하자 급히 달라진 태도를 보였습니다. 점주는 A씨에게 전화를 걸어 특실료를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본사는 공식 입장을 통해 "이유를 막론하고 이물질로 인해 고객님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다만 병실 부족 문제로 고객님의 입원실이 특실로 배정되어, 손해사정사가 원칙상 보험 처리가 어려운 점을 안내해 드렸다. 하지만 점주도 이번 사안에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특실 입원비를 모두 보험처리 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해당 매장에는 시정 요구서를 발송하고 메뉴 제조 관리 수준을 높이는 교육을 진행했다. 비닐 포장재의 경우 개봉해 밀폐용기에 보관 후 사용하거나, 눅눅해질 수 있는 식재료는 개별 포장재를 개봉해 반드시 위생장갑을 착용한 손으로 제조 용기에 넣도록 하는 등 제조 매뉴얼을 다시 한번 전 매장에 공지하고 위생 교육을 재시행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