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전역에서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주로 쓰는 무선호출기 수백 대가 동시에 폭발해 3천 명 가까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첩보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일이 현실에서 벌어진 것인데, 헤즈볼라는 이번 공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신혜진 기자입니다.
【 기자 】
평온했던 마트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합니다.
한 남성이 메고 있던 가방에서 무선호출기가 갑자기 폭발한 겁니다.
현지 시각 17일, 레바논 전역에서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주로 사용하는 무선호출기 수백 대가 동시에 터졌습니다.
병원마다 부상자들이 넘쳐났고, 거리는 응급환자들을 실어나르는 구급차들로 마비됐습니다.
이번 폭발로 최소 9명이 목숨을 잃고, 2천750여 명이 다쳤습니다.
폭발 호출기는 헤즈볼라 대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헤즈볼라는 최근 위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호출기 수천 대를 주문했습니다.
공격 직후 헤즈볼라는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습니다.
▶ 인터뷰 : 알마나르 뉴스 앵커 / 헤즈볼라 성명서 대독
- "헤즈볼라는 위험한 적이 비겁한 공격을 벌인 것에 대해 공정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적들이 예상할 수 있는 곳과 없는 곳 모든 곳에서 말입니다."
미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도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카린 장피에르 / 미국 백악관 대변인
- "우리는 중동 상황에 대해 항상 우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 특별하게 추측하거나 가상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배후로 지목된 이스라엘은 아직 침묵하고 있습니다.
이번 폭발 사태로 헤즈볼라가 보복을 선언한 가운데, 소강 국면을 보이는 듯했던 양측의 갈등이 다시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MBN뉴스 신혜진입니다.
영상편집 : 오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