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역대급 더위가 사람뿐 아니라 농작물도 힘들게 한 것 같습니다.
통상 추석 전에 출하되는 송이와 능이가 전국적으로 자취를 감췄다는데요.
오죽하면 돈으로는 못 구한다는 소리까지 나옵니다.
장진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심마니가 가파른 산을 오릅니다.
매년 나던 곳을 아무리 둘러봐도 애타게 찾는 버섯은 흔적조차 없습니다.
▶ 스탠딩 : 장진철 / 기자
- "이렇게 비가 와서 겉으로 봤을 때는 다 젖어 보이지만 낙엽을 들춰보면 안에 있는 흙은 먼지가 풀풀 날 정도로 말라 있습니다."
길도 없는 산속을 구석구석 누볐지만 결국 빈손입니다.
▶ 인터뷰 : 박선관 / 송이꾼
- "한 개도 없습니다. 지금 능이하고 송이가 제철인데 두 개 다 없으면 없는 거예요. 비가 이렇게 오는데도 없으면…."
송이의 고장 강원도 양양.
경매로 시끌벅적해야 할 공판장은 빈 상자만 쌓여 있고, 송이 판매점은 개점휴업상태입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풀리던 송이가 올해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강수량이 지난해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쳤고, 밤에도 기온이 높아 20도 이하에서 터지는 포자도 터지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전도영 / 양양속초산림조합장
- "여름부터 이어지는 높은 온도, 비도 덜 왔고…. 추석 전에 송이가 생산돼야 상인분들도 장사하는 데 지장이 없는데…."
사과는 대구·경북에서 수백 킬로미터 북상한 강원 양구 사과가 유명해졌고, 영호남에서 이름을 날리던 배와 포도, 복숭아도 이미 경기도와 강원도에 주산지 명성을 빼앗긴 지 한참 됐습니다.
서울에서는 호기심으로 밭에 심은 바나나 나무에 10년 만에 바나나가 열렸습니다.
MBN뉴스 장진철입니다. [mbnstar@mbn.co.kr]
영상취재 : 정의정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