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패션은 때론 말보다 더 큰 의미를 전달하죠.
미 대선 후보들은 특히 의상의 색깔로 지지층에 어필하거나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활용하기도 합니다.
최희지 기자입니다.
【 기자 】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해리스 부통령이 입은 황갈색 정장은 파격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황갈색은 정치인들이 기피하는 색상으로 오바마 전 대통령이 10년 전 같은 색 정장을 입었다가 "파티에 가냐"는 호된 비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버락 오바마 / 미국 전 대통령(2017년 1월 18일)
- "오늘 마지막 기자회견에서도 황갈색 정장을 입고 싶었지만, 패션 감각이 저보다 조금 나은 미셸은 (날이 추운)1월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해리스가 부담을 안고도 황갈색을 선택한 것은 오바마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왔고 오바마도 이에 화답하듯 10년 전 자신과 해리스 사진을 공유했습니다.
해리스는 또 여성의 참정권을 상징하는 흰색 옷을 거의 입지 않습니다.
힐러리와 달리 해리스는 전당대회 내내 흰색 옷을 입지 않으면서 여성 정치인이 아닌 검증된 정치인의 면모를 강조하려 했습니다.
▶ 인터뷰 : 빅토리아 패스 / 미국 역사학자
- "여성 정치인들은 참정권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정치적 성취를 위한 길을 닦은 선구자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흰옷을 입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 입문 전부터 지금까지 빨간색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붉은색은 과거 군에서 권력과 공격성을 과시하는 색으로, 다소 긴 빨간 넥타이를 통해 자신감과 권위라는 이미지를 굳혀 왔습니다.
▶ 인터뷰 : 폭스 뉴스 앵커(4월16일)
- "트럼프는 스타일이 좋습니다. 트럼프는 미국의 패션을 바꿔놨습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의 MAGA 모자는 트럼프의 대표 굿즈가 되면서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고 연대감을 쌓는 역할을 합니다.
▶ 인터뷰 : 트럼프 지지자
- "우리나라(미국)는 정말 위대해요. 이 모자를 보세요. 그걸 나타냅니다."
후보자들이 택한 패션 하나하나가 스타일을 넘어 대중과 소통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며 여론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최희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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