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도 '집게손가락' 논란…"요거트 뚜껑 열 때 손동작 주의"

2003년, 2021년에도 '여성혐오' 논란

↑ 사진=연합뉴스

서울우유가 그릭 요거트(그리스식 요구르트) 제품 홍보를 하면서 또 다시 '여성혐오'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오늘(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최근 그릭요거트 홍보 캠페인을 하면서 인플루언서들에게 의약적 효능을 언급하지 말고 다른 회사 제품과 비교하지 말라는 내용의 주의사항을 안내했습니다.

그러나 이 주의사항에 "요거트 뚜껑을 열거나 패키지를 잡을 때 논란의 여지가 있는 손동작 사용 주의 부탁드립니다"라는 문구가 들어간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서울우유가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손동작'이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물건을 집는 집게 손 모양을 말하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온 것입니다.

이 손 모양은 일부 커뮤니티에서 남성 성기 크기를 비하하며 조롱하는 의미로 언급되면서 남성혐오 논란의 대상이 돼왔습니다.

편의점 GS25는 2021년 홍보 포스터의 손 모양이 '남성혐오'라는 비판받고 사과했으며, 자동차업체 르노코리아와 게임업체 스마일게이트, 무신사, 제너시스비비큐, 교촌치킨 등 여러 기업도 비슷한 일로 곤욕을 치른 적 있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서울우유는 집게 손을 사용하지 말라는 문구를 넣은 것이 일각에서 '여성혐오'라는 논란을 불러 도마 위에 오른 것입니다.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의 일부 이용자는 "집게 손 모양을 하지 말라고 굳이 써 놨는데 요거트를 먹을 때 그런 것까지 조심해야 하나", "뚜껑을 열 때 손가락 두 개로 안 집고 어떻게 여나" 등의 날 선 반응을 보였습니다.

서울우유를 불매해야 한다는 게시물도 여러 건 올라왔고, 어제(5일) 엑스에서 '서울우유'는 트렌딩 토픽 상위 10위 안에 들기도 했습니다.

↑ 여성을 젖소에 비유했던 서울우유 광고. / 사진=연합뉴스

소비자들이 날 선 반응을 보이는 것은 서울우유가 여성혐오 논란에 휩싸인 게 처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는 2021년 여성을 젖소에 비유한 광고를 게시했다가 여성혐오라는 비판이 일자 "불편을 느낀 모든 소비자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히고 온라인에서 영상을 삭제했습니다.

2003년에는 신제품 요구르트를 홍보하기 위해 여성 모델들이 몸에 요구르트를 뿌리는 누드 퍼포먼스를 해 뭇매를 맞았고, 당시 마케팅 직원은 공연음란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엑스 이용자 일부는 "여자들을 목장에 가둔 이상한 광고로 욕먹더니 정신 못 차렸다"며 "서울우유가 달라지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서울우유 측은 이번 그릭요거트 프로모션 행사가 여성혐오 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는 입장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인플루언서들이 사진을 올릴 때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지 않게 조심해달라고 가이드라인을 얘기했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소비자가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