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에 다다른 응급 의료, 국가유공자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중앙보훈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응급실 뺑뺑이' 끝에 사망한 겁니다.
응급실 인력 공백이 심각한 가운데 추석마저 다가오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신용수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달 중순 위장 내 출혈로 응급실을 찾은 국가유공자.
하지만 소화기내과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응급실로부터 수술을 거절당했습니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15시간을 기다린 끝에 수술을 받았지만, 이틀 만에 사망했습니다.
병원 측은 "당시 응급조치까지는 가능했지만, 수술을 진행할 인력이 부족했다"는 입장입니다.
응급실 운영에 비상이 걸린 건 이곳뿐만이 아닙니다.
전국 국립의료원을 비롯한 공공의료기관 상당수가 인력 공백으로 허덕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지방 국립의료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 "(응급실에) 아예 못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응급실에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배후과가, 이제 필요한 치료가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못 받는 상황도 비일비재하고요. 최악입니다. 코로나 때급인 것 같아요."
정부 지정 권역응급의료센터도 인력난이 심각한데, 경기도는 의료진 절반이 떠난 아주대병원에 인건비 10억 원을 긴급 지원했습니다.
근무 인력이 10명 미만인 권역응급센터도 20곳에 다다른 상황.
보건의료노조 파업 철회로 당장 파국은 막았지만, 병원들이 쉬는 추석 연휴가 고비가 될 전망입니다.
▶ 인터뷰(☎) : 이형민 / 응급의학과의사회장
- "응급실에 내원하는 환자가 (하루) 2만~3만 명입니다. 그런데 연휴 기간이 되면 경증 환자군들이 많이 증가하기 때문에 3만~4만 명대로 상승합니다. 지금의 상황에서도 환자들을 다 제대로 처치를 하지 못하고 있는데…."
정부는 추석 연휴 전후 2주 동안 비상주간을 운영하고, 응급의료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해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입니다.
MBN뉴스 신용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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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영진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
그래픽 : 양문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