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집안…케네디 "트럼프 지지" vs 형제들 "해리스 믿는다"

미국 대통령 선거의 '제 3 후보'였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공식 선언한 가운데 케네디가의 다른 형제들은 "우리는 해리스를 믿는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했습니다.

한 집안이 서로 다른 대통령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며 갈라진 셈인데, 케네디의 형제들은 "아버지와 가족이 지켜온 가치를 배반한 결정"이라는 비판도 내놨습니다.

↑ 트럼프 지지 선언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 사진 = AP

영국 일간 가디언,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현지 시간 23일 케네디 주니어의 형제, 자매인 캐슬린과 코트니, 케리, 크리스, 로리 케네디 등 5명은 공동 성명을 내고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이들은 "오늘 트럼프를 지지하기로 한 우리의 형제 보비(케네디 주니어의 별칭)의 결정은 우리 아버지와 가족이 가장 소중히 여겨온 가치를 배반한 일"이라면서 "이는 슬픈 이야기의 슬픈 결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 사진 = 연합뉴스

이날 선거 운동 중단과 함께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케네디 주니어는 1963년 총격 피살된 존 F.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조카이자 1968년 역시 총격에 목숨을 잃은 그의 동생 로버트 F.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차남입니다.

케네디 주니어는 당초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 신청서를 제출했다가 무소속 출마로 방향을 틀어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 사진 = 연합뉴스

케네디 주니어는 출마 직후 여론조사에서 15% 가까운 지지율을 보였고 현재도 약 5% 남짓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현재 박빙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미국 대선 향방에 케네디 주니어의 지지율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대선 경합주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유세 도중 "우리는 막 케네디 주니어로부터 매우 멋진(nice) 지지를 받았다"며 케네디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