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영화 티켓 비용은 6천 원...현재 주말 기준 1만 5천 원
전문가 "개별 영화 배우의 출연료, 티켓값 결정 요인으로 단정할 수 없어"
"한국 영화 티켓 값, 세계에서 비싼 편... 1인당 GDP 대비 미국의 2배 수준"
↑ 배우 최민식. / 사진=매일경제 DB |
단돈 6,000원.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처음 문을 연 1998년, 영화 1편 관람비용입니다.
이후 2001년 주중, 주말 가격 차등제가 도입 되더니, 2013년에는 영화 티켓 1만 원(주말 기준) 시대에 진입했습니다. 이후 좌석과 서비스에 따라 가격 차등도 있었고,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에 직면하며 또 다시 인상돼 2024년 8월 현재 영화 티켓은 주중 1만 4,000원, 주말 1만 5,000원입니다.
하지만 영화 1편 가격으로 집에서 OTT 구독을 하면 더 많은 영화를 볼 수 있는 상황이죠. 그렇다보니, 배우 최민식 씨의 한 마디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갑자기 그렇게 확 올리면 나라도 안 간다. 지금 1만 5,000원인데 OTT(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로 서비스하면 그냥 앉아서 여러 개를 보지, 발품 팔아서 극장까지 가겠나” - MBC 손석희의 질문들 중-
영화 티켓값 인하 필요성을 꼬집은 건데, 카이스트 이병태 교수는 오히려 최민식 씨를 향해 "영화관을 위해 출연료를 기부한 적은 있냐"고 공개 비판했고, 누리꾼들의 관심이 이어졌습니다.
MBN 8월 21일 자 <최민식 저격한 카이스트 교수…"땅 파서 장사 하나"> 기사에는 댓글 총 140건이 달렸습니다. ‘영화 티켓값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배우들의 출연료’ 때문이라는 의견부터 ‘1만 5,000원 비싼 건 맞다’며 최민식을 지적한 교수의 발언을 반박하는 입장까지 다양했습니다.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댓글은 “영화 티켓값을 내리려면 배우들 몸값부터 낮춰야 한다”였고, 배우 출연료 문제가 아니라 OTT 가성비일 뿐이라는 댓글도 있었는데, 누리꾼들은 배우들의 억대 개런티와 티켓 값에 관심이 쏠려 있었습니다.
↑ 영화 티켓 수익 배분. / 사진=MBN 그래픽 이은재 |
우선 영화 티켓 값 1만 5,000원에서 부가가치세, 영화발전기금을 제외한 13,050원을 영화관과 배급사가 통상 50대 50으로 가져갑니다. 배급사는 수익 6,525원에서 홍보마케팅비와 배급 수수료를 뺀 나머지를 영화 투자사와 제작사에게 줍니다. 흥행 여부와 계약 단가에 따라 다르지만 영화 투자사와 제작사는 4대 6 비율로 수익을 나눠 갖습니다. 1000만 관객이 본 영화 기준 티켓 수익 구조에 따르면, 영화 제작사는 385.5억 원을 가져가는 셈입니다. (단, 출연료 등 제작비가 반영되지 않아 순익은 아닙니다.)
↑ 서울 시내 한 영화관. / 사진=연합뉴스 |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영화산업 전문가는 “우리나라는 영화관이 배급사, 제작사를 겸하기도 하니 배우 출연료가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통상 영화관은 작품을 상영하는데 그치지만, 제작에 직접 뛰어드는 경우도 있다 보니 이 경우 당연히 주연 배우 출연료가 높아지면 제작비가 높아지고, 영화를 만드는 주체이자 판매자인 영화관 부담으로 작용해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렇다고, 제작비가 곧 티켓값 인상 요인이라고 보는 건 비약이라고 지적도 나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영화 전체 제작비에서 배우들의 출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이다. 더욱이 티켓값은 제작사가 정하는 것이 아닌 영화관에서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극장 운영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극장에서 국내 영화만 개봉하는 것도 아니고 해외 영화도 많다”며 “전체적인 티켓값은 영화관의 운영적인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기에 개별 영화의 배우 출연료가 전체 티켓값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할 순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도시·국가 비교 통계 사이트인 ‘눔베오’에 따르면, 한국 영화 티켓값은 조사 대상국 96개국 중 27위입니다. 영화 티켓값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