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도 기쁨도 모두 인생이다
주인공이 매일 필름 카메라로 찍는 ‘코모레비(木漏れ日)’는 일본어로 ‘나무 사이사이 잠깐씩 비치는 햇빛’을 뜻한다. 빔 밴더스 감독의 영화로 주인공 야쿠쇼 코지는 지난해 이 영화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당신의 일상을 충만하게 채우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영화 <퍼펙트 데이즈> 스틸컷 |
퇴근 후엔 목욕을 한 뒤 자전거를 타고 단골 식당에 가서 술 한잔을 마시거나 헌책방에서 산 소설을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러던 어느 날, 동료 청소부인 ‘타카시’(에모토 토키오)의 갑작스런 퇴사와 함께 사이가 소원했던 여동생의 딸인, 조카 ‘니코’(나카노 아리사)가 찾아오면서 그의 반복되는 일상에도 작은 변화가 생긴다.
↑ 영화 <퍼펙트 데이즈> 스틸컷 |
음악 애호가인 빔 밴더스 감독답게, 애니멀즈(The Animals)의 ‘Housing of the Rising Sun’, 벨벳 언더그라운드(The Velvet Underground)의 ‘Pale Blue Eyes’, 니나 시몬(Nina Simone)의 ‘Feeling Good 등 유명한 노래가 가득 등장한다. 특히 패티 스미스, 밴 모리슨의 이름은 동료 청소부의 여자친구와, 조카인 니코의 입을 통해 직접적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 영화 <퍼펙트 데이즈> 스틸컷 |
기쁨과 슬픔, 좌절과 절망이 있어도 당신의 인생은 퍼펙트 데이즈일 수 있다는 것. 조카 니코에게 “나중은 나중! 지금은 지금!”이라고 말하는 히라야마는 매일 나뭇잎 사이로 햇빛을 찍는다. 그는 사라지는 ‘지금 이 순간’을 필름에 기록하고 있었던 것일까.
↑ 영화 <퍼펙트 데이즈> 스틸컷 |
↑ 영화 <퍼펙트 데이즈> 스틸컷 |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44호(24.8.2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