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오전 인천 서구 한 공업사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벤츠 등 관계자들이 지난 1일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에 대한 2차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요즘 전기차 화재를 둘러싼 공포가 전기차를 겨냥한 테러로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전기차 차주들이 잠재적 화재 가해자로 낙인 찍히며, 억울한 피해 하소연과 걱정의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요.
계속되는 폭염에 혹시나 전기차와 온도 간 상관관계, 화재 등 위험 상황 발생 가능성에 대한 문의도 종종 올라오고 있습니다.
뙤약볕에서 야외 주차를 한 내연기관차는 시동을 걸고 에어컨을 틀어도 시원한 바람이 나오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반면, 전기차 대부분은 작동 후 30초도 안 되서 찬 바람이 나옵니다.
일단 이용자 입장에서는 폭염과 상관없이 전기차의 이점으로 꼽을 수 있는 대목인데요.
배터리 성능만 생각하면 폭염을 반길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전기차에 가장 적합한 온도는 섭씨 20도에서 25도 정도. 이를 벗어나면, 배터리 성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고온에서 충전하면 전류가 강해지며 배터리에 손상을 줄 수 있으니, 80% 정도만 충전하는 게 좋습니다.
다만 화재 발생 가능성을 막을 수 있는 조치는 아닌데요.
↑ 전기차 배터리 자료화면.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4o는 폭염은 배터리 발화 위험을 증가 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챗GPT에 따르면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 이온 배터리는 온도에 매우 민감합니다. 배터리 내 화학 반응은 온도 상승에 따라 가속화될 수 있으며, 극단적인 고온 환경에서는 배터리 내부의 전해질이 불안정해져 발화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 리튬 이온 배터리에 열이 축적되면 ‘열폭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배터리 셀 내부에서 열이 계속해서 증가하면서 셀 내부의 압력이 높아지고, 결국 셀 내부의 구성 물질이 분해되면서 발화나 폭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열폭주’로 인한 화재 원인은 배터리 자체의 결함이나 과충전, 외부 충격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배터리 관리 시스템’인 BMS (Battery Management System) 한계도 포함됩니다.
전기차의 경우 차가 주차된 경우 배터리가 너무 과열되면 이를 식히기 위해 냉각 장치가 가동돼 배터리 소모가 커집니다. 미 전기차 전문 조사기관 리커런트는 35도를 넘어선 고온에서 전기차 주행거리가 최대 30% 감소한다고 밝혔습니다.
고열에서 이온 속도가 빨라져 액체 전해질이 고갈되고, 이때 배터리 주변 보호층에 생기는 균열이 배터리 수명을 단축시키는 겁니다.
↑ 지상주차장 전기차 충전기 자료화면.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또한 배터리의 온도 조절을 위해 탑재된 ‘열 관리 시스템’인(TMS)가 배터리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하지만 지속적인 고온 노출은 시스템의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등 장기적으로는 배터리 성능 저하와 안전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여름철 전기차 관리를 위해 그늘진 곳에 주차하고, 장기간 주차 시 지상보다는 지하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권합니다.
해외에서는 전기차 배터리의 적정 온도를 유지해 성능 저하를 막을 이른바 전기차 담요인 ‘야누스 열 망토’(JTC=Janus Thermal Cloak) 개발 움직임도 포착됩니다. 폭염엔 배터리 과열을 막고, 혹한엔 배터리 온도를 높여 방전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지난해 한국교통안전
물론 차량마다 고온이 배터리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데, 전기차 이용자의 편의성과 효율성, 안전성 모두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그 여느 때보다 속도를 내야 할 것 같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