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태권도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청한 사실, 지난주 MBN이 단독 보도해드렸죠.
우리나라 국기인 태권도를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가운데 북한이 "공동 등재를 원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규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 연맹 ITF의 정순천 공보부위원장은 지난 주 오스트리아 빈에서 북한 리용선 ITF 총재를 만났습니다.
캐나다 국적의 정 공보부위원장은 MBN과의 화상 통화에서 "북한이 태권도를 유네스코에 단독 등재 신청했지만, 남북 공동 등재를 원한다"고 전했습니다.
▶ 인터뷰 : 정순천 / ITF(국제태권도연맹) 공보 부위원장
- "북측의 리용선 총재가 하는 말이 "우리는 신청했을 뿐이고 남측도 빨리 서둘러서 (신청)해라"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실제로 남과 북은 지난 2018년 태권도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 평양에서 공동 협약을 한 바 있습니다.
이후 민간단체인 '코리아 태권도 유네스코 추진단'과 논의해 왔는데, 지난 3월 단독 등재를 한 것은 과거 남과 북이 각각 추진 후 2018년 공동으로 등재한 씨름의 선례를 따르자는 취지라는 겁니다.
▶ 인터뷰 : 정순천 / ITF(국제태권도연맹) 공보 부위원장
- "전 국가적인 차원에서 접근해 줬으면 좋겠고 또한 이 문제를 가지고 국가유산청에서 조금만 적극적으로 움직여주면은 씨름의 선례대로 태권도는 남북 공동으로 쉽게 등재될 수 있다고."
담당 부처인 국가유산청은 올해 '한지'를 2년 뒤엔 '인삼'을 신청 대상으로 선정했는데, 태권도는 빨라야 4년 뒤에나 신청할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는 과거 씨름이 남북 화해와 세계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며 심사 순위에서 북한보다 뒤에 있던 우리나라의 씨름 등재 신청을 긴급 안건으로 변경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태권도 역시 우리나라가 서둘러 인류무형유산 등재 신청에 나선다면 긴급안건으로 2년 안에 등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MBN뉴스 이규연입니다. [opiniyeon@mbn.co.kr]
영상편집 : 최형찬
그래픽 : 양문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