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름세 속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억제하자, 대출 수요가 '마이너스 통장'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한도 내에서 쉽게 빼서 쓸 수 있다 보니 웬만한 직장인들은 마통을 하나씩 갖고 있는데, 원금뿐 아니라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 방식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김태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30대 직장인 A 씨는 최근 결혼 준비로 급전이 필요해 신용한도 대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었습니다.
▶ 인터뷰 : A 씨 / 직장인
- "주담대는 서류 준비할 것도 많고 직접 은행도 가야 되는 경우도 많은데, 마이너스 통장은 비대면으로도 간단하게 가능하고 금리도 사실은 지금은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다고 생각이 드니까…."
금융당국과 은행들이 가계대출 통제에 나서자, 상대적으로 절차가 쉽고 금리도 떨어진 마이너스 통장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고 있습니다.
최근 패닉 셀 이후 주식 매수세까지 가세해 마이너스 통장 대출액은 8일 만에 5,800억 원 넘게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연체가 발생하면 이자 부담은 훨씬 더 늘어납니다.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연 5%로 2천만 원을 쓰면 첫 달 이자는 약 8만 3천 원이지만, 연체가 되면 두 번째 달에는 2,008만 3천 원에 대한 이자를 내야 합니다.
여기에 최고 15%인 연체이자까지 더해지면 순식간에 빚이 쌓일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신세돈 /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 "대출을 죄니까 돈을 빌릴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데가 마이너스 통장이잖아요. 신용도가 있는 사람들이 갑자기 마이너스 통장을 쓴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들한테는 굉장한 고통인 거죠."
영끌과 빚투 열풍 속에 마이너스 통장이 가계 빚의 화약고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태형입니다. [ flash@mbn.co.kr ]
영상취재 : 현기혁 VJ
영상편집 : 이범성
그래픽 : 유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