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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협의 없이 타낸 예산 80억…'산불용 항공기 도입' 결국 공염불

이병주 기자l기사입력 2024-08-12 19:00 l 최종수정 2024-08-13 19:46

【 앵커멘트 】
산림청은 올해 산불 진화 역량을 키우겠다며 80억 원 가량의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헬기가 악천후에 취약하다며 군 수송기에 물탱크를 붙여 불을 끄겠다는 계획이었죠.
그런데 최근 군이 협조할 수 없다는 뜻을 최종적으로 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리 받아둔 80억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이병주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기자 】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만큼 피해가 컸던 지난해 4월 강릉 산불, 산불 진화 헬기 투입에 애를 먹어 당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초속 20m 이상의 강풍 등 악천후에 헬기가 뜨지 못했기 때문인데, 산림청은 항공기를 도입해 대응 역량을 키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미국과 일본, 중국 등 해외 10여 개 나라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남성현 / 전 산림청장 (지난해 4월)
- "외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려고 하는데, 국방부하고 협의해서 C-130 등 고정익 항공기에 1만 리터 이상 되는 물탱크를 달아서…."

이를 위해 산림청은 올해 예산으로 80억을 확보하고 군 수송기에 붙일 물탱크를 만든다는 계획이었는데, 최근 국방부가 협조할 수 없다는 최종 결론을 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BN 취재결과, 공군은 이달 초 산림청에 비행안전과 산불진화 효과 등을 고려하면 수송기를 투입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부처 간 협의도 없이 예산부터 확보한 겁니다.

▶ 인터뷰 : 서삼석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정부 입장에서 각종 사고나 재난에 대응책은 강구하는 것은 속도를 내지만 정작 부처 간 조율돼야 할 이견에 있어서는 너무 미흡한 것 같다…."

산불진화용 항공기 도입 사업이 잠정적으로 보류된 가운데, 산림청은 올해 확보한 예산 80억 원을 산사태 피해지 복구 등에 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송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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