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국회 문턱을 넘긴 민생지원금법은 이재명 전 대표의 총선 공약이었던 만큼 더불어민주당은 당론으로 밀어붙였고 국민의힘은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여전히 맞서고 있죠.
그런데, 이렇게 여야가 극명하게 엇갈린 쟁점법안에 대해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는 소상공인 단체가 민주당 입장을 옹호하는 듯한 현수막을 내걸어 논란입니다.
같은 단체 출신 국회의원의 부탁이 있었다는 겁니다.
이병주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주말 광주시내에 걸렸던 한 현수막입니다.
여당 반대 속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을 환영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현수막이 내걸린 직후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700만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소상공인연합회는 정치관여 금지를 정관으로 정하고 있는데, 여야가 대립 중인 정책에 특정 정당 색을 활용한 입장표명이 부적절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단체 출신이자 법 통과에 앞장선 오세희 의원실에서 시안까지 만들어 여러 지역연합회장에게 현수막 설치를 주문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인터뷰(☎) : A지역 소상공인연합회장
- "(오세희 의원이) 전화 와 가지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현수막 지역에서 걸어 줬으면 좋겠다…."
일각에서는 정치 중립 의무를 잘 알고 있을 오 의원이 무리한 부탁을 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오 의원 측은 소상공인에게 좋은 정책에 대한 지지일 뿐 정치활동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시안은 제시했지만, 소상공인연합회 단체명이 쓰이지 않은 점과 자율의사에 따라 현수막을 건 만큼 법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고도 강조했습니다.
다만, 소상공인연합회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회장 직무대행 명의로 더이상 현수막을 걸지 말라는 지침을 전파했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선거가 이달 말 예정돼 민감한 시기인 만큼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중소벤처기업부도 이 사안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
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
그래픽 :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