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전기차 화재로 대규모 피해를 본 아파트가 한 달여 전 소방시설 점검에서 스프링클러 문제를 지적 받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 사진=연합뉴스 |
한국부동산원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 등에 따르면 인천소방본부는 지난달 10일 소방점검 민간업체로부터 해당 아파트에 대한 자체 소방점검 결과보고서를 받았습니다.
지난 6월 하순 이뤄진 소방점검 결과에서 '준비작동식 밸브 솔레노이드밸브 연동 불량'이 지적됐는데, 이는 스프링클러 설비와 연결된 특정 밸브 1개가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지하주차장의 스프링클러는 '준비작동식' 기종이어서 2개 이상의 화재 감지기가 작동하면 수문이 열려 물이 공급되고 불길에 헤드가 터지면 소화수가 분출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다만 점검에서 불량 판정을 받은 해당 설비는 발화점으로 지목된 벤츠 전기차와는 어느 정도 떨어진 위치에 설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 점검 결과대로라면 지하주차장 20여개 스프링클러 설비 밸브 중 나머지는 정상 상태여야 하지만 정작 지난 1일 화재 발생 땐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피해 규모가 커졌습니다.
소방 당국은 현장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미뤄볼 때 발화 지점을 중심으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천소방본부는 아파트 방재실에서 화재 수신기를 확보해 디지털포렌식을 진행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설비 임의 조작이나 고장 여부 등 미작동 원인을 규명, 소방법 위반 여부를 확인할 방침입니다.
당시 민간업체의 소방점검에서는 스프링클러 밸브 연동 불량 외에도 상수도 소화전 방수 불량, 방화문 자동폐쇄장치 연동 불량, 자동화재 속보설비 불량 등 다수의 결함이 지적됐습니다.
이 아파트는 1년에 한 번 이상 아파트 소방시설을 자체 점검해야 해야 하는 소방설비법 규정에 따라 민간업체에 의뢰해 소방점검을 시행해왔으며,
앞서 지난 1일 오전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있던 벤츠 전기차에서 불이 나 주민 등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고, 차량 140여대가 불에 타거나 그을렸습니다.
[오지예 기자/calling@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