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파랗게 변한 하루였습니다.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와 중동전쟁 위기 등 온갖 악재가 겹치면서 코스피는 물론 아시아 증시까지 완전히 얼어붙었습니다.
코스피는 역대 최악의 하락 폭을 기록하며 잠시 2,400선마저 붕괴됐고 장중 매매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습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12.4% 빠졌고, 대만 가권지수도 8% 넘게 급락했습니다.
첫 소식, 국내 증시 상황을 김태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국거래소 시황판이 온통 파랗게 물들었습니다.
두 자릿수 하락한 종목이 부지기수,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2,500여 개 종목이 하락하고 상승한 종목은 33개에 불과해 급락을 넘어 폭락 수준을 보였습니다.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와 2위 SK하이닉스도 모두 전장 대비 약 10% 빠지며 폭락장을 이끌었습니다.
▶ 스탠딩 : 김태형 / 기자
- "급기야 코스피·코스닥 모두 오후 2시쯤, 20분간 모든 거래가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습니다."
'사이드카'를 먼저 발동해 현물시장 충격을 줄이려 했지만 낙폭이 오히려 커졌고, 결국 코로나19 위기감이 증폭되며 주식시장이 폭락했던 202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겁니다.
거래 재개 직후 코스피는 10%까지 하락폭을 확대해 2,400선마저 내주며 하루 만에 300포인트 가까이 빠졌는데,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그나마 장마감 직전 소폭 상승하며 전장 대비 234포인트 하락한 2,441에 거래를 마쳤지만, 종가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폭으로 하락한 날로 기록됐습니다.
코스닥도 전장 대비 88포인트 넘게 하락하며 700선이 붕괴됐습니다.
하루 만에 코스피 시가총액은 192조 원, 코스닥은 43조 원 증발한 셈입니다.
미국 실업률 등 고용지표가 부정적으로 발표되며 경기침체 공포가 현실화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힙니다.
▶ 인터뷰 : 이경민 / 대신증권 연구원
- "외국인 현물·선물 매도가 하방 압력을 계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악재가 악재를 부르고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그런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돼 있어서…."
금융당국은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열고 주식시장 변동성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김태형입니다. [ flash@mbn.co.kr ]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
그래픽 : 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