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세영 '결승 향한 스매싱'/사진=연합뉴스 |
'셔틀콕의 여왕' 안세영(22·삼성생명)이 28년 만에 여자단식 결승에 오릅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오늘(4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세계 8위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를 2-1(11-21 21-13 21-16)로 이기고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선수가 올림픽 결승전에 오른 것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이후 28년 만입니다.
결승전 상대는 세계 4위 카롤리나 마린(스페인)과 9위 허빙자오(중국) 중 한 명입니다. 당초 결승 상대로 전망됐던 '천적' 천위페이(중국)는 준결승전에서 허빙자오에게 패해 탈락했습니다.
안세영은 1게임에선 플레이가 총체적으로 잘 풀리지 않았습니다.
몸이 덜 풀린 듯 경기가 시작하자 4차례 연속 실점했고, 이후에도 반등의 기미를 찾지 못했습니다. 상대에게 찬스볼을 내줘 스매시에 당하거나, 리시브 실수를 연거푸 내며 점수 차는 점점 벌어졌습니다.
특히 백핸드 스트로크가 네트에 걸리거나 라인을 벗어나 아웃되는 장면이 자주 나왔고, 결국 더블 스코어에 가까운 10점 차 패배를 당했습니다.
↑ 안세영의 투지/사진=연합뉴스 |
하지만 안세영에겐 '약속의 2게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준결승전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일궜던 안세영은 이번에도 승리의 드라마를 찍기 시작했습니다.
초반 3점 차로 앞섰던 안세영은 6-5로 추격받았을 때 헤어핀이 네트를 맞고 넘어가는 행운을 누려 동점을 내주지 않았습니다. 공격이 살아난 안세영은 10-9에서 툰중을 좌우 앞뒤로 흔든 뒤 빈 곳을 정확히 찌르는 스매시를 날렸습니다.
인터벌이 끝난 뒤 안세영은 툰중의 대각 스매시에 대해 챌린지를 신청했고, 아웃을 잡아내 3점 차 리드를 회복했습니다. 그의 '매의 눈'과 집중력이 빛을 발휘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후 예리한 공격을 연달아 과시하며 8점 차로 2게임을 마쳤습니다.
흐름을 탄 안세영은 물오른 자신감에 날개를 펼쳤습니다.
안세영은 매섭게 툰중을 몰아붙였고, 당황한 툰중은 범실을 쏟아냈습니다. 11-3으로 인터벌을 맞은 안세영은 후반에도 넓은 코트 커버 범위를 자랑했습니다.
그러나 상대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툰중은 막판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6-15에서 13-16으로 석 점 차까지 추격하며 안세영을 압박했습니다. 다행히 안세영은 툰중의 왼쪽 빈 곳
아슬아슬한 랠리 끝에 헤어핀 후 푸시 득점으로 18-13으로 달아났고, 상대의 연속 범실로 손쉽게 20점 고지를 밟았습니다.
안세영은 이후 석 점을 내준 뒤, 강력한 스매시로 마침내 게임 포인트를 올렸습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