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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년들 '새 흉내' 포즈 유행 …이유는?

기사입력 2024-08-04 10:13 l 최종수정 2024-11-02 11:05
"불확실한 미래 속 잠시 업무·학업 스트레스 벗어나려는 움직임"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새(鳥) 모양을 흉내내는 영상을 찍는 현상이 확산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현지시간 2일자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 한 대학의 재학생 왕웨이한(20) 씨는 기숙사 방에서 새를 흉내 낸 모습의 영상을 더우인(중국의 틱톡)에 올렸습니다.

영상 속 왕 씨는 큰 사이즈 반팔 티셔츠를 어깨 위에 거쳤다. 두 팔은 소매에 넣지 않고 티셔츠 아래쪽으로 빼서 침대 난간을 잡아 마치 새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그는 다가오는 시험에 대해 학생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영상에 "새들은 자유롭고 정처 없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설명을 붙이면서 이런 소셜미디어 트렌드가 자유를 향한 모든 사람의 타고난 욕망을 표현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북부 산시성의 생물학 전공 대학생 자오웨이샹(22) 씨는 자신이 새 모양으로 전봇대 위에 걸터앉은 합성사진을 더우인에 올리며 '더 이상 공부하지 말고 새가 되어라'라는 자막을 입혔습니다.

이를 두고 불확실한 미래에 놓인 청년층이 잠시나마 업무와 학업, 구직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는 작은 몸부림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사회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중국 청년층 사이 '탕핑'(躺平·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 풍조의 연장선상으로 해석합니다.

샹뱌오 독일 막스플랑크사회인류학연구소 소장은 "어렸을 때부터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면 밝은 미래를 가질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온 많은 중국 청년은 중국 경제 둔화로 환멸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샹 소장은 "청년들은 자신은 물론 중국, 그리고 세계에 대해 매우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어른이 됐을 때 경기 침체의 희생자가 됐다"면서 "그들은 '내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는가'라고 묻기 시작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최근에도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는 잠옷을 여러 겹 껴입는 등 우스꽝스러운 복장으로 출근하는 문화가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역시 상실감과 허탈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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