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기 돌려가며 SNS 읽고 있어...차근차근 답장할 것"
"새로운 김예지가 되도록 많이 노력할 것"
↑ 경기에서는 카리스마, 밖에서는 미소 보이는 김예지 선수/사진=연합뉴스 |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엑스(X·전 트위터) 소유주 일론 머스크의 댓글 하나는 김예지(31·임실군청)와 한국 사격을 세계적으로 집중시켰습니다.
3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만난 김예지는 "처음에는 '왜 그분이 저를…' 이라는 생각으로 당황스러웠다. 워낙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서 여기저기 댓글 많이 달고 하시더라"라며 '자고 일어나니 월드 스타가 된'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어 "머스크 덕에 사격이 어쩌면 조금이라도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정말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달 28일 공기권총 10m 여자 개인전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김예지의 경기 영상을 보고 "액션 영화에 캐스팅하자"며 찬사를 보낸 바 있습니다.
이후 SNS에서 영상이 큰 화제를 모으고, 전 세계 외신들이 일제히 '김예지가 25m 권총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고 보도했습니다. 김예지도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뒤 "주 종목인 25m 권총은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김예지는 2일 열린 25m 권총 본선 속사 도중 한 발을 늦게 쏴 0점 처리되면서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하루가 지난 뒤 만난 김예지는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속상한 마음도 들고, 죄송한 마음도 들고, 4년 동안 준비한 게 허탈하다는 생각도 든다. 무엇보다 국민들께 금메달 약속한 부분을 지키지 못해 죄송스럽다"고 전했습니다.
금메달을 따지 못해서 아쉬운 것보다, 사격을 더 많이 알릴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에 더 속상해했습니다.
김예지는 "열심히 해서 사격이 멋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더 아쉽더라"면서 "늦게 쏜 것도 잘 쏘고 싶어서 더 정확하게 하려다 보니까 시간이 늦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예지의 파리 올림픽은 은메달 1개로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할 일이 많이 남았습니다.
SNS 메시지를 통해 높은 관심을 보여준 전 세계 팬들에게 답장하는 것도 그의 남은 숙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각종 언어로 날아와 쌓인 메시지를 번역기로 돌려가며 읽고 있다는 그는 "아무래도 번역기를 쓰니까 조금 많이 늦는다. 그래도 차근차근 답장하려고 하니까 조금만 이해 해주셨으면 한다"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이어 "인기가 조금은 실감 나지만, 그 뒤에는 따르는 책임도 있다. 제가 말한 부분(금메달을 가져오
김예지는 "이곳에서 많이 배우고, 또 느꼈다. 그게 발전의 발판이 될 것 같다"며 "한국에 돌아가면 예전의 김예지가 아니라, 새로운 김예지가 되도록 많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